(이진우의 FX 칼럼)돌아 온 장고(?)(!)

  • 등록 2001-12-10 오후 1:57:47

    수정 2001-12-10 오후 1:57:47

[edaily] 11월 30일(금요일) 종가 1273원과 12월 7일(금요일) 종가 1274원만을 놓고 본다면 12월 첫 주의 서울 외환시장은 아주 평온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의외로 주간 변동폭 10원 90전(저가:1263.80원, 고가:1274.70원)에 불과한 시장에서 한 주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유혈이 낭자했으니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그만큼 시장이 어려웠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1280원의 붕괴가 참 컸습니다. 그 이후로는 1280원대의 회복에 앞서 지난 8월 16일 의미있는 저점으로 형성되었던 1275원이라는 레벨이 쉽게 넘기 힘든 저항선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한 주간 그렇게 장 중 출렁임이 심했던 와중에도 객기로나마 한 번쯤은 찍어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은 1275원 터치를 구경 못했으니까요. 또 만만치 않을 한 주를 맞이하면서 두루두루 짚어 보고 갈까요? ◇엇박자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장세에서 번 사람보다 잃은 사람이 더 많아. 11월 마지막 주간과 12월 첫 주는 요즘 청소년들이 즐기는 D.D.R. 장세였다. (정신없는 장이었다는 뜻). 11월 27일 1261.90원을 찍고 나서 급등 이틀 후 Gap-up 장세로 출발한 뒤 9원 가량의 급락장세(11월 29일), 이후 11월 말일의 상승, 12월 들어서는 월요일 하락, 화요일 상승, 수요일 하락, 목요일 급락 후 급등장세(수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다친 날), 험한 꼴 본 다음 날 흔히 있기 마련인 금요일 숨고르기 장세 등은 한 마디로 시장참여자들의 일중 수급을 내다 보고 펼치는 숏플레이나 롱플레이가 꼬이면서 이루어졌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이 하이닉스와 관련하여 쌓아야 할 충당금 수요가 부각되던 날은 거기에 기댄 롱플레이가 대기물량에 얻어 맞는 꼴이 펼쳐져 장 막판 롱스탑에 의한 급락, 하루나 이틀 전의 외국인 거액 주식순매수에 기댄 과도한 숏플레이로 개장 초 급락세를 보였던 환율이 실제 공급된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에 충당금 수요나 저가결제수요가 많음으로 인해 야기된 시중 포지션 부족으로 장 막판 급등... 이러한 장세가 하루씩 엇갈리다 보니 실제 충당금 관련 매수분이 있다고 해서 롱플레이에 나섰던 은행들이 꼭 재미를 본 것도, 네고나 주식자금을 처리하면서 숏플레이에 주력하였다고 해서 꼭 그 날 수익을 낸다는 보장도 없는 장세였다. 시장을 만들어 간다고 자부하는 메이져급 은행들은 그들 나름대로, 감았다 풀었다 할 물량도 변변치 않은 Market follower들은 또한 그들 나름대로 피곤하고 힘든 하루하루가 이어졌던 셈이다. 거기에다 주가지수가 빠진다 싶은데도 외국인들은 순매수를 보이고(반대로 외국인이 더 많이 파는 날에도 주가지수는 오르기도 하고), 뉴욕 증시 또한 거침없이 오를 듯 싶다가는 다음 날 큰 폭의 조정을 보이기도 하는 와중에 달러/엔 마저 125엔을 언제든지 넘어설 듯한 기세를 지속하였으니 지난 번 칼럼에서 지적한대로 이게 도대체 계속 환율이 떨어지자는 장인지 바닥 찍고 올라가자는 장인지 갈피를 잡기 힘든 장세가 되고 말았다. ◇의외로 조정 4파가 길어질 가능성 그렇게 올라서기 힘들어 보이던 1275원은 결국 12월 10일(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1279원을 중심으로 매매공방이 펼쳐지며 갭 업(Gap-up)으로 해치워 버렸다. 주말 뉴욕 시장에서 달러/엔이 125.74까지 치솟은 데에다 주식시장마저 제법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였고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의 달러/원 1개월물 시세가 1280원대를 올라서 버린 결과의 반영이기도 하다. 이틀간에 걸쳐 5천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라는 달러공급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금요일 종가가 전일 대비 40전 하락에 불과한 1274원으로 마감된 채 주간거래를 마쳤다는 데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기도 하다.(쉽게 말해 이모저모 따져 환율이 하락할 만한 요인이 많았음에도 잘 밀리지 않았으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 만큼 사자세력이 만만치 않았고 그 공급물량들을 받아 칠 만한 실수요들이 있었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 번 칼럼에서 설명하였던 Hourly chart 상의 조정 4파가 시간적으로나 환율 레벨로나 다소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아직도 조정 4파라는 표현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큰 그림은 달러/원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추세라는 견해를 수정하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첫째,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라는 복병(?)이 출현하였다. 이미 달러 과다매입상태에서 수요일(12일) 오전에 발표될 단칸(短觀)지수의 결과에 따라 "뉴스에 파는(Sell on fact)" 거래행태가 이루어지며 그 동안의 상승폭을 까먹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기술적으로는 125엔의 상향돌파가 확실하게 이루어지며 최소한 지난 번(4월 3일) 고점인 127엔이나 그 이상까지의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S&P를 비롯한 국제적인 신용등급평가 회사들의 일본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일본의 경제지표들, 엔화약세라는 카드 이외에는 이렇다 할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일본 관료들, 반면 점차 회복되어 가는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지표들... 이래저래 엔화가 달러대비 강세를 보일 이유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그 동안의 수급장세에서도 시달리기만 한 서울 외환시장의 참여자들이 슬며시 달러/엔의 강세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시점이 되었다. 그러나, 달러/엔을 쳐다보긴 하되 지난 연말연시와 같은 맹목적인 추종은 곤란하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가 이루어졌듯이 지금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통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조르는 반면 중국은 그러한 요구에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라."는 반응이다. 일본의 요구는 쉽게 말해 "요즘 그나마 형편이 낫고 잘 나가는 나라가 너희 중국 아니냐? 우리가 엔화약세를 유도해 나가자면 한국, 대만 같은 이웃 나라들도 같이 살겠다고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를 유도해 나갈 터인데 그렇게 서로 피곤한 국면을 만들어 가는 것 보다는 너희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해서 지금보다 조금 덜 벌면 어떻겠느냐?"는 것이고 중국은 이에 대해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에도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을 넘겨 가며 그나마 이만큼 꾸려 왔는데 이제 너희들 좀 먹고 살아야겠다고 우리한테 올 손님을 옆 집으로 보내란 말이냐?"는 반응이다. 일본의 해외채권 매입 가능성을 언론에 흘렸다가 슬쩍 부인하기도 하는 등 일본 관료들의 발언을 따라가다 보면 엔화의 급격한 절하보다는 중국 위안화의 절상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을 바라는 그들의 내심이 읽혀진다. 그리고 지금 이루어지는 달러의 엔화대비 강세는 작년 말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작년 말의 달러/엔 급등세는 주변여건들과 어우러져 우리에게 위기감을 조성할 만한 팩터(factor)였지만, 지금 미국이 좋아지면서 그 결과로 나타나는 달러/엔 강세는 우리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처럼 그렇게 폭발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심하게 얘기한다면 내년 1/4분기 중에는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내려서는 엔/원 환율을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상 쉬운 일은 아닐 것이고 시장과 정부당국 간의 컨센서스도 필요한 대목이긴 하지만, 미국, 일본,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상대적 평가가 강화되고 국제자본의 유출입이 환율결정에 보다 강력하게 작용한다면 꼭 불가능한 얘기인 것은 아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돌아 온 장고가 왕년의 그 깡(?)을 그대로 갖고 있는지, 이젠 늙어 허리춤의 권총을 빼다가 오발탄을 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 달러/엔보다는 국내외 증시동향이 더 중요하다. 주식 쪽이야 대한민국에 전문가 천지이니 짧게 써도 될 것 같다. 한 마디로 뉴욕증시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펼쳐 갈 것인가의 여부로 문제는 축약된다. 11일 FOMC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것이지, 그에 따라 나스닥을 비롯한 뉴욕증시의 상승랠리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하락 조정국면에 돌입할 것인지의 여부가 여의도의 조정 폭을 결정할 것이다. 아니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Buy Korea"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의 문제다. 이젠 과거처럼 그렇게 만만치 않은 "약아진 기관과 개인"들을 상대로 외국인들이 서울 증시 띄우기를 이어 갈 것인지 표시 안 나게 털어 먹고 나갈 것인지의 게임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워낙 당한 경험이 많아서인지 의외로 이번 주가지수 급등장세에서도 국내 기관들과 개인투자자들의 태도는 차분(?)하다. 한 번 짤린 중년들은 웬만해서는 번듯한 재취업을 좀처럼 이루어 내지 못하고 이 땅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일할 곳을 찾지 못하는 현실 하에서 외국인들의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 당신네가 그나마 투자할 만한 곳이오."라는 설명에 선뜻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저들이 진정 짧게 치고 들어 와 챙기고 나가는 전략으로 서울에 돈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기가 바닥을 쳤고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건실하다는 판단 하에 장기투자 목적으로 흥분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의 좌표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가? 1275원의 돌파를 이루어 낸 월요일 오전에 1280원대 진입마저 이루어 내고 말았다.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묘해서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아주 낮아 보이는 레벨이던 1279원 정도의 환율이 1262원을 보고 난 후에는 꽤 높아 보이니 아침에 또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그 동안 누적된 외국인 주식매수자금에 의지해 숏플레이를 펼치다가 만만치 않은 달러 매수세에 놀라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아직 추세는 달러 하락, 지금은 단기 급락에 이은 반등 장세라 보기에 고점매도의 기회를 어느 정도에서 살필 것인가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번 칼럼에서도 밝혔듯이 우선 1284.50원 정도가 보인다. 그 레벨도 딛고 올라서면 1289원 언저리까지...... 9자를 다시 한 번 보자고도 덤빌 수 있는 형국이다. 반면, "역시 우리 형편에 1260원대는 과했다."라고 생각해 온 분들이라면 1280원대도 손 쉽게 올라서는 월요일 장세를 보면서 70원대만 들어서면 무조건 달러를 잡아 두겠다고 생각할 만하다. 누가 맞는지는 며칠 혹은 1~2주 지나면 판가름 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금 우리가 경기침체의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인지, 반짝 회복세에 흥분하고 있는지의 판단여부이다. 연말을 맞아 가뜩이나 엷어진 장에서 투기적 거래에 나서는 세력들은 이익창출보다는 손실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과도한 포지션 운용은 삼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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