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성적 과열` 개정판의 새 내용

기존 이론으로는 부동산 버블을 설명할 수 없어
  • 등록 2005-01-26 오후 12:40:01

    수정 2005-01-26 오후 12:40:01

[edaily 김홍기기자] 다음은 로버트 실러 미 예일대 교수의 "비이성적 과열" 개정판에 새로 첨가된 내용을 CNN머니가 요약한 것이다. 항상 부동산 붐에 대해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설명들이 있었다. 그러나 "인기가 있다"고 해서 "옳은"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이래 미국과 세계 여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그럴듯한 논리적 근거가 제시돼 왔다. 그 중 하나는 인구 압력을 가지고 설명하는 것. 토지가 고갈됨에 따라 그 결과로 집값이 상승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래로 토지가 더 고갈된 적이 없다. 인구 증가율은 꾸준히 완만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다른 이론은 집을 짓는데 들어가는 인건비, 목재, 콘크리트, 철근 등에 대한 수요가 강했고 이 때문에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 그러나 건축비용은 장기 경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많은 국가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금리인하 때문에 붐이 일어났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저금리가 확실히 집값 상승에 기여하는 요소이기는 하나, 각국 중앙은행들은 역사상 여러차례에 걸쳐서 금리를 인하했었고 그러한 조치들이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적은 결코 없었다. 따라서 위 이론들을 가지고는 1998년부터 시작된 붐을 설명할 수가 없다. 결론은 현재 미국과 국제적 수준에서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주택가격에 대한 투기열풍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가격정보가 대중에게 확산됨에 따라 대중들이 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시장에서 해결책을 찾게 됐고,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주택가격에 대해 우려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로 거품이 됐다. 결국 정보확산으로 비이성적 과열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주택가격이 자기들의 능력 범위를 초과해서 오르면 결코 집을 못사게 될 것이라고 우려, 집 값을 올리는데 몰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특별한 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주택가격 상승은 과거와 다르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일반적으로 얘기해서 미국에는 전국적인 주택시장은 없고 지역 시장만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진실이 아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 주택가격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52% 상승했다. 이처럼 상승한 적은 미국 역사에서 딱 한번 있었는데 그때는 바로 세계 2차대전 이후였다. 1998년 이래의 집값 상승은 소득 증가보다 훨씬 빠르다. 그리고 이러한 상승세로 인해 주택 가치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1985년부터 2002년까지 가장 변동폭이 컸던 8개주의 주택 중간 값(median price)은 1인당 소득기준으로 4.9년에서 7.7년까지 상승했다. (4.9년이 걸려야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이 7.7년이 걸려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 행태는 과거와는 다른 것이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는 고속도로, 운하, 철도 주변에서 지역별로 버블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주가와 동반 상승하는 전국적 차원의 주택가격 붐은 없었다. 주택가격 상승이 주가와 함께 상승하지 않았으며 1929년에 주식시장 붕괴됐을 때에도 실질 기준으로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았다. 2차 대전 이후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집값 상승이 있었다. 전쟁 기간중에 미 정부가 신규 주택 공급을 극도로 제한했기 때문이었다. 귀환 장병들이 새로운 가정을 꾸미게 됨으로써 주택 수요가 늘어났고 이 때문에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당시의 주택가격은 과열양상은 보이지 않았고 그 때문에 폭락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요가 상승하더라도 실적적인 구매 열풍이 불어닥치지 않았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집을 새로 지으면 된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사람들이 주택가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주식과 주택시장의 변동성도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세계의 대도시들도 집값 상승을 경험했다. 이들 도시의 가격 상승 경로의 유사성은 놀라운 일이다. 주택에 대한 과도한 흥분과 투기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주택가격은 항상 오른다는 관념은 매우 강하다. 그러나 매우 틀렸다. 미국 전체적으로 보면 2004년의 실질 주택가격은 1890년과 비교해서 66%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상승의 대부분은 두 번에 걸친 짧은 시기에 일어났다. 2차 대전 직후와 1998년 이후다. 두 시기를 제외하고는 실질 주택가격은 전체적으로 변동이 없었거나 하락했다. 더군다나 붐 기간을 포함시키더라도 전체 상승률은 연간 기준으로 0.4%에 불과했다. 그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값이 상승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과거에 구입한 주택 가격과 현재 가격과의 차이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다. 1948년에 1만6000달러를 주고 산 집이 2004년에 19만 달러가 됐다고 놀랄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에 대한 투자는 표면상으로는 매우 좋아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는 1948년에서 2004년까지 8배 상승했다. 따라서 실질 가치는 겨우 4% 증가한 것이 된다. 연간 1%가 안되는 것이다. 실제로 보면 집값이 소비자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이론적 주장은 전체적으로 잘못됐다. 건설업계의 기술적 진보가 다른 부문보다 더 빠를 수 있다. 새로운 재료와 장비, 조립식 공정이 집값을 더 싸게 만들었다. 택지 가격과 관련해서,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토지가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아직 뻗어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로스앤젤레스나 보스톤, 런던이나 시드니에도 집 지을 땅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기지 상환이 가계 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점까지 상승하면 집값이 싼 곳으로 이주하려는 강력한 동기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안전 밸브가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하고 버블 붕괴를 방지하는 경향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1980년 이래의 집값 상승폭은 사실 밀워키보다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는 두차례의 붐을 겪었고 집값 폭락도 겪었다. 인생이란 단순한 것. 저축해서 집을 샀다면 가격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투기적 시장으로 인해 우리의 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일부 지역에 국한됐고 고속도로나 철로 주변과 연계됐던 가격 상승이 이제는 신경제 시대와 연결돼 있다. 주택가격에 대한 행동의 변화는 재산 가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징조일 뿐 아니라 투기적 가격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이 변했다는 징조다. 이것이 바로 버블의 징조며, 버블로 인해 궁극적인 파멸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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