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주식투자능력 낙제점"-한은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는 오히려 역효과"
  • 등록 2003-12-24 오후 12:00:01

    수정 2003-12-24 오후 12:00:01

[edaily 강종구기자] 우리나라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 능력이 외국인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24일 밝혔다. 또 투자능력이 없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들에게 주식투자를 확대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경제연구원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역할 제고를 위한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에 비해 매매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석력과 정보력으로 인해 누적수익률도 외국인에 비해 낮다고 밝혔다. 주가 상승과 하락을 올바르게 예측할 확률(각각 0.5를 넘으면 양호)을 추정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매매타이밍이 가장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권을 제외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능력은 떨어졌고 특히 은행, 기금공제회의 매매타이밍이 나빠졌다. 실제로 외환위기이후 외국인이 대규모로 순매수하면 1주후, 4주후, 8주후에 주가는 모두 올랐고 대규모 순매도때는 모두 모두 주가가 올랐다. 상승예측능력과 하락예측능력을 더할 경우 1주후 1.198, 8주후 1.113을 기록해 모두 기준선인 1을 넘어섰고 국내 모든 기관과 개인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반대로 외환위기 이전 가장 예측능력이 좋았던 투신은 외환위기 이후에도 기준선을 넘었지만 수치는 1주 경우 1.128에서 1.086로 하락했고 은행과 기금공제회의 경우는 기준에 미달, 매수하면 주가가 내리고 매도하면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주후 주가예측능력에서 1을 넘은 보험, 종금.저축, 기타법인 등도 8주후 예측능력은 1 아래로 떨어져 중기 이상의 주가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개인의 경우는 예측능력이 가장 낮아(1주후 0.764) 항상 손해를 볼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5년 이후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누적수익률도 외국인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주가가 오를때나 내릴 때 모두 수익을 챙겼다. 반면 투신과 증권은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을 냈지만 주가가 내릴 때는 잃었다. 은행은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종금.저축, 기금공제회는 최근에도 여전히 시장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다. 개인의 경우는 주가등락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윤성훈 과장은 "누적수익률은 개략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외국인은 항상 수익을 내는 반면 우리 기관은 주가가 내릴 때 손해를 보며 특히 기금공제회의 투자성과는 상당히 나쁘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능력이 외국인에게 뒤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증시관련 정보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매매능력이나 성과면에서 앞선다. 한은 윤과장은 "우리 증시가 국내요인보다 해외요인에 더 영향을 받고 해외정보에 외국인이 밝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의 경우 주가가 오를 때는 사고 내릴 때는 파는 추세추종매매를 주로 하는데 같은 방식으로 매매하는 국내 투신이나 증권 등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분석 등 기대심리 보다는 확실한 정보에 입각해 투자한다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또 외국인의 경우 매매회전률이 낮아 6개월 이상 장기보유를 하는 반면 국내 기관은 평균 보유기간이 2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으면 계속 사고 높으면 계속 팔지만 기관들은 분석능력 부재로 정확한 내재가치를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기매매를 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경제연구원은 "특히 기금공제회의 주식매매능력 및 성과가 가장 떨어진다는 것은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에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기관의 주식투자성과가 낮은 것은 증시 안전판, 우량기업 경영권 보호(외국자본 대항마) 역할 등, 무리하게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불된 비용일 수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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