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창립 20년만에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110조원, 증권과 보험사 예탁자산 250조원 등 총 360조원에 이르는 공룡 금융그룹으로 올라선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시장에서는 아직 너무 많은 갈증을 느낀다”며 영원한 혁신가의 길을 통해 더 성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또 일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에셋의 지배구조도 더 경쟁력있게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지난 1일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를 열고 이같은 미래에셋그룹의 역할과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홍콩, 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포함한 미래에셋 전 계열사 주요 임직원 3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그는 “미래에셋의 혁신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다음엔 인정받고 결국엔 상식이 됐다”며 “창립 20년을 맞이한 미래에셋은 항상 그래왔듯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눈 팔지 않고 담담히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벽이었던 것을 문으로, 좁은 문이었던 것을 넓은 길로 만드는 영원한 혁신가가 돼 글로벌 미래에셋의 초석을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박 회장은 또 “은행중심의 한국 금융산업에서 미래에셋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투자를 통해 국가자산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고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활기찬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 없이는 미래도 있을 수 없다”며 “미래에셋이 고객동맹을 실천하려면 투자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며 고객의 미래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래에셋은 최근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연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논란을 해소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컨설팅과 자산운용을 통해 캐피탈을 지배하고 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와 생명 등을 지배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150% 이상 계열사 주식을 가질 수 없는데 최근 계열사 주가 상승으로 비율이 150% 넘자 연말마다 일시적으로 부채를 늘려 금융지주회사 강제전환요건을 피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식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박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인적분할한 뒤 캐피탈과 컨설팅, 자산운용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로 만들고 그 아래에 자산운용 사업회사와 미래에셋대우, 생명 등을 두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