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은 작년 56.5%로 2019년 60.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2월까지 누적 환수율은 97.8%로 5만원권을 발행하면 대부분의 금액이 환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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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당시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려가면서 은행에 예금을 해봤자 돌려받는 이자가 극히 적다보니 발행된 5만원권이 집안 금고로 숨어들어갔다는 분석이 많았다. 또 코로나19로 현금 사용이 줄고 온라인 비현금 거래가 급증한 데다 초저금리와 경기 위축으로 화폐 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도 크다.
작년부터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간 무려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오르자 5만원권의 환수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집안 금고 속에 5만원권을 그냥 두는 것보다 은행 예금을 하는 것이 더 이득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전인 2021년 7월 0%대였는데 작년 11월 4.3%로 급등했다. 그 뒤로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올 1월 3.87%로 내려왔다.
5만원권 다음으로 고액권인 1만원권의 환수율도 코로나19 당시 때보다는 높아졌다. 1만원권은 통상 연간 환수율이 100%를 훌쩍 넘었는데 2020년 74.4%, 2021년 95.9%로 낮아졌다가 작년 127.6%로 통계 집계가 있었던 1992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현금확보 성향이 강해졌으나 그 이후 현금이 은행으로 돌아오면서 1만원권의 은행 예금이 먼저 시작됐고 그 뒤로 5만원권도 환수율이 높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수요가 줄어 금융기관으로 화폐가 많이 환수되는 측면이 있다”며 “설 연휴 이후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 명절 전에는 현금 수요가 급증해 현금 인출이 많아졌다가 설 연휴 이후 세뱃돈 등이 은행 예금 등으로 유입되면서 올 들어 환수율이 더 크게 상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