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 등록 2000-10-16 오후 9:02:16

    수정 2000-10-16 오후 9:02:16

16일 오후 김대중대통령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오간 일문일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한매일 양승현기자 : 대통령께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되는 것을 TV로 지켜 보면서 출입기자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한 감동을 맛봤습니다. 그 전에도 우리나라에도 노벨상 수상자가 있었으면 했던 어린 시절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지들로부터 대통령 덕분에 축하 인사를 받았고 모 장관께서는 저의 핸드폰에 오늘은 우리 민족이 승리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는 감격어린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대통령님의 이번 수상이 우리 민족중흥의 계기가 되고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바쁘신데도 수상이후 제일 먼저 우리 기자들과 귀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주신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우리 기자들은 다시 한번 감사의 박수를 쳐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 오늘 기자들을 만났는데 박수도 쳐주고 평소와는 다르게 됐습니다. 기자회견할 때 이렇게 박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그런 마음으로부터의 축하를 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이 자리를 통해서 그동안 저를 성원해 주신 우리 국민과 세계의 많은 민주 인사들,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조금 고생을 했는데 제가 일본에서 73년에 납치돼서 배에 실려 배 선창 밑에서 전신이 꽁꽁 묶여 물에 던져지려 할 때 기다리는 시간이 몇 시간 있었습니다. 80년도에 사형언도를 받아서 1심, 2심, 3심 가는 동안에 긴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죽는다 생각하니까 무섭기도 하고 겁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런 어려움들을 극복했다고 볼 수가 있는데, 제가 그렇게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하나는 내 자신의 신앙의 힘이 아주 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마음의 결단이지 우리 손에 쥐어지는 아주 구체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주 구체적인 증거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를 통해서 고금동서 어디에서건 정의롭게 산 사람이 당대에는 성공을 못하더라도 역사를 통해서 보면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패배자가 없습니다. 다 성공했어요. 적게는 가족들 마음속에, 크게는 국민의 마음속에, 크게는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을 통해 성공을 했어요. 그래서 정의필승이라는 말은 절대로 구체적이고 증거가 수없이 있는 일이지 그냥 헛소리가 아니다 하는 생각을 옥중에서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세상을 뜨더라도 민주주의,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쌓아온 내 인생은 반드시 역사속에서 국민에 의해서 정당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사형선고의 와중에서도 마음이 굉장히 안정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너무도 행운스럽게도 죽지 않고 살아서 대통령도 되고, 노벨 평화상을 받는 영광까지 얻었으니까 나로서는 그 행운을 뭐라고 감사해야 좋을지 모른다는 그런 심정을 이번에 또 한번 가졌습니다. ASEM이 곧 열립니다. 세계 26개국의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모여 아시아와 유럽간에 정치, 군사 분야, 그리고 경제·재정 분야, 사회·문화 분야에서 아주 큰 테두리를 잡아서 장래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비로소 확고한 기반을 세우는 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큰 국가적 경사입니다마는 아시아·유럽의 공고한 협력과 발전 등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준비를 충분히 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남북간 평화에 대해서도 서울선언을 통해서 이를 지지하고 유럽과 아시아간의 문화 교류, 유학생 교류 등 구체적인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장차 회의를 통해서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으로 해 내야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으로 믿고 또한 끝까지 여러분의 협력을 바랍니다. 제가 수상자가 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지금 워낙 ASEM문제에 몰두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어제도 일요일인데 종일 외교안보수석과 함께 관계 서류를 검토하고 점검하는데 보냈습니다. 그래서 아직 충분한 구상은 없지만 앞으로 무엇보다도 화합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국민의 모든 분야에서 화합의 정치를 하고 여야간에도 화합의 정치를 해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나라의 정치답게 평화속에 서로 격려하고 정책으로서 대결도 하는 하지만 화합의 틀을 깨지 않는 그러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점에 있어 제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둘째는 이번 노벨 평화상을 준 의미가 제가 인권과 민주주의에 약간의 공헌을 한 것에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에 부끄럽지 않고 한국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세계적인 모범국가가 되도록 여러분과 같이 또 국민과 같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또 해 낼 작정입니다. 셋째는 이번 평화상을 받은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남북관계의 진전이라는 것을 여러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앞으로 착실히 발전시켜 한편으로는 긴장완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편으로는 교류를 통해 이산가족, 경제협력, 문화 스포츠 교류 등을 확대시켜서 새로운 남북의 화해 협력 시대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노벨 평화상 위원회에서 저에게 상을 주면서 남북관계에 대해서 특별히 지적한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넷째는 이 나라가 앞으로 세계적 경제강국이 돼야 겠습니다. 저는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국민과 더불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금융, 기업, 공공부문, 노동 등 4대개혁을 약속대로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짓고 지금까지 추진해 온 세계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는 정보화를 계속 발전시키고 새로이 제4의 물결로 등장하고 있는 생명산업에 주력을 해서 4대개혁, 정보산업, 생명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세계적 경제강국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째는 무엇보다도 서민들의 생활을 지키겠습니다. 이번에 실시되는 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이제는 누구도 생계를 거르지 않도록 하고 의료와 자녀들의 교육을 보장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민들을 포함해서 모든 국민을 평생 교육시키고 재교육시켜 새로운 정보화시대, 생명산업시대, 지식기반시대에 알맞는 고급인력으로 양성해서 소득과 지위를 향상시키는 서민생활의 안정과 향상을 기하는 노력을 앞으로 적극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다섯가지에 대해 앞으로 국민과 여러분의 협력을 얻어가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정책은 앞으로 ASEM이 끝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저도 깊이 생각해서 다시 한번 여러분에게 저의 생각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은 우선 여러분을 통해서 국민에게 그리고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박수) ▲연합뉴스 김기서 기자 : 그동안 인권과 민주화 그리고 남북 관계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오신 대통령께서는 이번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느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발표를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또 이번 수상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이 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 평화상을 발표하는 6시에 안방에서 아내와 함께 지켜봤습니다. 평화상 발표가 되니까 창피스럽지만 아내와 껴안고 좋아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평화상을 막상 받고 보니까 꿈같기도 하고 정말로 책임이 무겁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가졌습니다. 어떤 분이 명답을 했습니다. 올림픽게임은 금메달을 얻으면 그것으로서 끝나는데 노벨 평화상은 금메달을 얻으면 그때부터 책임이 더 무거워진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옳은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번에 결국 남북정상회담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 것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고 그런 점에 있어서 내가 마음대로 한 일은 못되지만 김정일 위원장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있고 감사한 생각도 있고 그렇습니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노벨 평화상을 준 의도에 부응하는 그러한 남북관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불교방송 강동훈 기자 : 노벨상 위원회가 수상 이유로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는데 김 대통령님이 수십여년 동안의 고난을 견디게 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다고 생각을 하시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각계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같은 평화상을 받은 달라이라마의 방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 내가 아까도 말했지만 결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굴치 않고 싸우게 된 힘은 하나는 신앙이고 하나는 역사에 대한 믿음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달라이라마 문제는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정부에서도 이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세계일보 황정미 기자 : 오늘 김 대통령님의 사직동팀 해체 발표가 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대통령께서 그런 생각을 하신 걸로 알고 있지만 노벨상 수상에 영향이 있지 않느냐 하는 해석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은 나중에 말씀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인권법 제정이나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한 어떤 구상이 있으시다면 말씀을 해 주십시오. ▲대통령 : 사직동팀은 그동안 그곳에서 일하신 분들이 수고를 많이 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감사히 생각합니다.그러나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보다도 더 크게 과장되게 여러 가지 국민들에게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과거부터 역사가 있어서 그렇지만 일하는 분들도 불편한 것들이 많고 정부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안된 것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 검토를 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약간 말썽도 있고 해서 이 기회에 정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될 것 같았고 더 이상 지연시키는 것은 국민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노벨 평화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한국경제 김영근 기자 : 간단한 질문 두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사전에, 단 1초 전에라도 모르셨습니까? 또 하나는 경제문제와 관련된 질문인데 노벨 평화상 발표 이후에 국민들속에서 경제와 민생 등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민생안정을 위한 구상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 단 1초가 아니라 1초의 10분지 1 전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경제문제는 이미 우리 정부가 여러분께 발표했습니다. 12월까지 금융과 기업문제는 마무리 짓고 나머지 공공부문과 노사부문은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짓는다고 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지만 12개 항목을 구체적으로 예시해서 국민들이 알게 하고 매월 국민들에게 보고하자, 그래서 이달 말부터는 직접 보고를 받을 생각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진전시켰다하는 것을 보고할 작정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해 낼 수 있습니다.이것은 확실합니다. 여러분! 우리를 믿으십시오. 나를 믿으십시오. 우리는 해 냅니다. 과거에 힘을 합치니까 이보다 훨씬 더한 외환위기도 극복했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문제점도 많지만 좋은 점, 강점도 많습니다. 여러분, 알지 않습니까? 우리 자체에서 일어난 문제도 있지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외부문제도 있습니다. 유가문제, 미국 증시폭락, 대우자동차 문제, 반도체 문제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변합니다.변하지 않으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기름문제 같은 것은 우리가 이번 기회에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근본적 대책을 한번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시키고 있는데 나는 국민들이 정말 금모으기 하던 심정으로 한번 더 협력을 하면 정부는 그 힘을 얻어서 경제를 반드시 살려내겠습니다. 살려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강국을 만들어 내는 토대를 만들어 놓고 다음 정부에 물려주는 정도는 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믿고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MBC 송기원 기자 : 노벨상을 수상한지 사흘이 지났고 여러가지 구상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우선 10억원이 넘는 상금을 어디에 쓰실 것인지 말씀해 주시고, 덧붙여서 라프토상 상금의 용도도 말씀해 주십시요. 국내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 야당에서 사정 정국이 전개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야당이 큰 정치를 내세워 당적 이탈을 대통령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 무슨 질문을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하시나.(웃음) 노벨 상금이 한 10억원 정도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내가 받은 형식이지만 우리 국민이 지원해서 받은 상금이기 때문에 이 돈은 제가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우리 국민에게 혹은 민족을 위해서 뜻 있게 쓸 작정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지 여러분을 포함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쓰겠습니다. 그리고 라프토에서 상금을 준다고 했습니까? 언제 또 그런 것까지 조사를 했어요. 오늘 아주 희소식을 처음 들었습니다.(웃음) 전부 합치면 많은 돈이 되는데 이것을 시드머니로 해서 뭘 하든지 아니면 그대로 쓰든지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정정국은 전연 근거없는 소리입니다.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일을 한다면 노벨 평화상을 준데 대해서 도리가 아닙니다. 당적 문제는 현재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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