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금리 12년만에 6% 돌파…세입자 '망연자실’

보증금 급증에 갱신청구권도 없어…‘월세 난민’ 쏟아지나
코픽스 상승 영향 커…“변동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
  • 등록 2022-07-17 오후 3:29:28

    수정 2022-07-17 오후 9:13:28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최근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뛰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섰다. 12년만에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세입자들은 급증한 전세 보증금 마련에 신음하고 있다. 결국 반강제적으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집을 아예 옮기는 세입자의 경우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 수준이다. 지난 6월 24일(3.950∼5.771%)과 비교해 불과 20일 사이 하단이 0.420%포인트(p), 상단이 0.437%p 올랐고 작년 말(3.390∼4.799%)보다는 상·하단이 각 0.620%p, 1.481%p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100∼6.218%다. 20일 전(3.690∼5.781%)보다 상·하단 모두 0.40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210∼6.123%로 하단이 0.540%포인트, 상단이 0.329%포인트씩 떨어졌다. 고정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 등의 영향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4.308∼6.23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달 24일 3.771∼5.510%에서 하단이 0.100%포인트, 상단이 0.350%포인트 올랐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코픽스(COFIX)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체로 전세자금대출을 변동금리로 많이 취급하고 이 대출이 따르는 지표금리는 코픽스인 경우가 많은데, 지난 16일 0.40%포인트나 뛰는 등 코픽스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현재 4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6.208%)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6.123%)보다 높고, 변동금리 상단(6.218%)과 불과 0.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전세자금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기관의 보증을 바탕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0.5%포인트 안팎 금리가 낮은 게 보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부진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만 꾸준히 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수요 촉진 차원의 금리 인하 등 우대 조치를 전세자금대출 보다는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은 1조2000억원이나 줄어든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9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세보증금이 급증한 상태에서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한숨을 깊어지고 있다.

이달 말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을 맞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클 수도 있다. 임대차법에 따라 보증금 인상률을 5%로 묶는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어 2020년 8월 이후 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전세 세입자는 올해 8월부터 다시 계약하려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만 3년 차에 들어서는 8월부터 전세보증금은 수천만∼수억원 올랐는데 전세자금대출을 받기에는 금리가 너무 부담스러운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월세 전환 등에도 실패하면, 많은 세입자가 결국 전세 대란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울 외곽 지역 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