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미소, 그대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 등록 2006-08-17 오후 1:27:48

    수정 2006-08-17 오후 1:27:48

[조선일보 제공]



“해바라기야, 넌 안 뜨겁니. 이 뜨거운 날에도 빤히 해를 바라보고 있게.”
산 안의 널따란 들판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피서 길에 해바라기 축제장을 찾은 노인들까지도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 보니까 안 덥죠?
어휴, 너희들은 얼굴이 땀으로 팍 젖었는데 덥지도 않니 그렇게 뛰어다니게-.’
키꺽다리 해바라기는 따가운 햇살에 얼굴 찡그린 노인들이 안쓰러운지
햇살을 가려주려고 커다란 꽃을 더욱 커다랗게 펼쳤다.
꽃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숨 고를 틈을 주려는지
꽃밭에서 노는 메뚜기와 여치를 바깥으로 내몰았다.
그러자 아이들은 풀잎에 올라앉은 메뚜기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갔다.
“와~, 잡았다~.” “에이, 난 놓쳤잖아.”



태백 고원자생식물원 ‘해바라기 축제’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원장 김남표)에서 8월 30일까지 푸른 들녘이 온통 노란빛으로 빛나는 해바라기 축제가 열린다. 식물원이 위치한 ‘구와우(九臥牛)’ 지역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길지(吉地). 그 안에 12만평 넓이로 조성된 식물원 중 5만평의 꽃밭이 해바라기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다른 야생화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연보랏빛 배초향, 연 붉은빛의 홑왕원추리, 보랏빛 꽃창포 등, 탐방로 변의 여름꽃들이 저마다 화려한 색조와 세련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지대답게 산비장이, 참취와 같은 가을꽃도 눈에 띄었다.

숲길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걷다가 원두막 쉼터를 지나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는 사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성이가 점점 다가왔다. 구와우 일대도 한눈에 들어왔다. 쇠등처럼 부드러운 산사면은 온통 노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 고원자생식물원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삼수령(피재) 아래, 해발 800~900m 높이의 분지 12만평에 사라져 가는 우리 꽃 300여 종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해바라기·야생화 탐방로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 걸린다. 해바라기 축제 기간 중 사진전·그림전·야생화 및 분경 전시, 목각 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남표 원장은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가장 천시 여기는 해바라기를 제대로 키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보자는 뜻에서 축제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올해는 음력 7월 윤달 때문에 평년에 비해 개화기는 20일쯤 늦어 8월 20일 전후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 말했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홈페이지 www.guwow.co.kr, (033)553-9707.

● 명소 & 명산

평균 해발 650m의 높이로 한여름에도 모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시원하다는 태백에는 태백산을 비롯, 명소가 많이 있다. 검룡소(儉龍沼)는 서해 강화만에 이르기까지 514.4㎞ 길이의 한강 발원지. 하루 2000t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물이 콸콸 솟는 샘과 그 아래 바위 암반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골이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600~700m 길이의 낙엽송 숲길은 건강하고 신선한 숲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산책로로 이름 높다. 고원자생식물원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삼수령을 넘어 하장 방향으로 약 5㎞ 가면 검룡소 입구 푯말이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 6.5㎞ 더 들어서야 한다.

검룡소를 찾은 김에 대덕산(1307.1m) 산행도 해보자. 보름 간격으로 새로운 야생화가 만발하는 초원 정상은 조망도 뛰어나 강원 내륙의 명산과 명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검룡소 자연생태계보존지역 감시초소~검룡소 갈림목~분주령골~분주령~대덕산 정상~초원 능선~분주령골~감시초소 산행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탐방 및 야생화 문의는 ‘숲 해설가’ 김부래씨(011-9919-3267).

태백시 화전동에 있는 용연굴(龍淵窟)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곳이다. 1억5000만년 전에서 3억년 사이에 형성되었다는 석회동굴로 각종 석순과 종유석이 즐비하다. 입장료 어른 35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주차료 승용차 2000원. 관리소 (033)553-8584.

●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을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시내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자동차전용도로를 올라탄다. 영월읍을 지나 구도로로 내려선 이후 태백에 이르기까지 곡선과 공사 구간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백시내에 들어서기 전 좌측 35번 국도를 따라 3㎞쯤 올라가면 도로 오른쪽에 해바라기 축제장 안내판이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방면에서는 진부 나들목~59번 국도~나전 삼거리~42번 국도~임계~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한다. 삼수령(피재)을 넘어 2㎞쯤 내려서면 도로 왼쪽에 안내판이 보인다. 동해안 방면에서는 삼척~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하는 게 길이 덜 험하다. 문의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 태백역(033-553-7788), 태백개인택시(033-552-4747).

● 맛집(지역번호 033)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에서는 행사기간 중 음식점을 운영한다.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7000원), 산야초전·메밀전(각 5000원)을 차린다. 행사장 입구의 ‘구와우 순두부’(552-7124)는 순두부(5000원), 감자전(5000원), 동동주(5000원)가 주메뉴. 태백한우는 값에 비해 맛 좋기로 이름나 있다. ‘동영식당’(581-4570, 1인분 200g 2만1000원), ‘태성실비’(552-5287, 1인분 250g 2만1000원), ‘한우마을’(552-5349, 1인분 250g 2만1000원)추천. ‘너와집’(553-4669)은 너와지붕의 한옥에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너와정식 1만5000원부터, 쌈밥정식 8000원, 갈비찜정식 2만원. 모두 2인부터 주문가능.

● 숙박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 forest.taebaek.go.kr)과 태백산민박촌(553-7460, minbak.taebaek.go.kr)은 인기 있지만, 휴가철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영월군 상동읍 장산콘도미니엄(www.jangsancondo.com, 378-5550)은 백두대간 상의 어평재(화방재)와 만항재 사이 해발 1200m 고지에 위치해 쾌적하면서도 조망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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