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리디, OTT '라프텔' 매물로 내놨다…왓챠 인수도 멀어지나

돈 많이 드는 OTT, 사업 정리하기로 가닥
무차별 외형 확장 NO, 선택과 집중 고도화
시너지 크게 안나…잘하는 사업 집중해야
왓챠 인수 의지마저 약해진 것 아니냐 전망
  • 등록 2022-08-23 오후 12:04:31

    수정 2022-08-23 오후 7:36:48

[이데일리 김예린 김성훈 기자] 리디가 애니메이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라프텔 매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IT 전문 미디어 아웃스탠딩을 삼프로TV에 매각한 데 이어 OTT 사업까지 정리하고 웹툰과 웹소설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리디가 최근 토종 OTT 서비스인 왓챠 인수를 검토하던 상황에서 사실상 인수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온다.

사진=라프텔 앱스토어 서비스 사진 갈무리
외형 확장 올인 NO ‘선택과 집중’

23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리디는 OTT 사업부문인 라프텔을 매각해 정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콘텐츠 경쟁이 한창인 OTT 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대규모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데다 대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만큼, 빠르게 실적을 쌓고 있는 웹툰·웹소설 사업에 더 힘준다는 방침이다. 라프텔은 2014년 출범한 국내 1위 애니메이션 OTT로 지난 2019년 리디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리디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리디는 2008년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로 사업을 시작해 국내 1위로 키웠다. 이어 2018년과 2020년 각각 웹소설, 웹툰 시장에 뛰어들어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2020년 11월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북미시장에 출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사업 성장성을 인정받아 올 2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기투자자 산업은행,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조 6000억원의 기업가치로 1200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리디는 2018년과 2019년 아웃스탠딩, 라프텔을 각각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만타가 지난 7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650만건을 돌파하는 등 고속 성장 중이고, 시장 규모가 크고 유망한 만큼 총력을 기울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소설·웹툰 IP 기반 영상화 계획도 있지만 직접 제작보다 콘텐츠 제작사들과 제휴를 맺음으로써 비용 지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리디는 지난해 말 CJ ENM(035760), 위지윅스튜디오와 웹소설 IP 영상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수익성 개선 과제 시급…왓챠 인수 물건너 가나

라프텔 매각은 리디 수익성 개선 노력과도 맞닿아 있다. 리디의 2021년 연결기준 매출이 2038억원으로 전년(1556억원)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2억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 2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의 경우 202년 162억원에서 작년 666억원으로 손실 폭이 크게 확대됐다.

손실폭 확대 원인에는 자회사 실적 부진도 한몫했다. 아웃스탠딩과 오렌지디(IP 콘텐츠), 에이시스미디어(전자책 출판사), 투디씨(게임 퍼블리셔), 투디씨 상해, 디리토(웹소설 플랫폼), 라프텔 등 지난해 연결로 잡히는 종속회사 모두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냈다.

라프텔의 경우 월정액 유료화 구조로 작년 매출 17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6000만원 손실을 냈다. OTT 사업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재무적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고, 웹소설·웹툰처럼 주력 사업도 아닌 만큼 이참에 정리하기로 방향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만타 앱스토어 서비스 사진 갈무리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영상화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다 갖추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휴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매각을 결정한 라프텔 사업부에 관심 있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고 OTT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매각 가격대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차별적 외형 확장보다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중요해졌다”며 “리디의 경우도 OTT의 미래가치만 보고 리스크를 지다가 손실이 나서 허덕이는 것보단 확실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왓챠 인수도 사실상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기업 계열 OTT 경쟁사들이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인수 의지를 피력한 상황에서 지분 스왑 형태로 왓챠 인수를 추진하는 리디 인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자금 조달 능력 면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현실적으로 상대가 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라프텔 정리 수순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명분마저 헐거워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리디 측 관계자는 “사업 정리 등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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