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내년 해외펀드 어디가 좋을까?

  • 등록 2006-12-11 오후 3:45:52

    수정 2006-12-11 오후 3:45:52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1)번 엘리베이터를 지탱하는 안전줄은 한 개, (2)번 엘리베이터는 세 개다. 어떤 엘리베이터가 더 안전할까? 당연히 (2)번 엘리베이터다.

해외투자도 마찬가지다. 한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몰빵투자보다 여러 국가에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분산투자가 좋다. 친디아, 브릭스 등 여러 국가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도 지혜로운 투자다.

일본 및 이머징마켓 증시의 인기가 뜨겁다.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글로벌 증시에서 철저히 소외 받은 국내 및 일본 증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이제라도 해외펀드로 갈아타야 하지 않을까 고민중이다. 전문가들도 내년 해외펀드의 수익률을 높게 보고 있다. 해외 주요국 경제전망 및 증권시황 점검을 통해 내년 투자 계획을 세워보자.

올해 해외펀드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 중국이다. 외국인들이 외화로 거래하는 상하이B 지수는 50%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 11월말 현재 중국펀드 평균수익은 20%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이상을 기록중인 가운데 2008년 올림픽, 2010년 엑스포 등 초대형 이벤트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외화유입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은 올들어 경기 연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지급 준비율 인상, 부동산 안정화 조치 등 거시적인 조치들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과열 경기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률도 2%에서 안정을 찾았다. 1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의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위안화 절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돈은 불려줄 곳으로 모이게 마련이다. 지속되는 높은 성장률, 안정적인 소비자물가, 수출입 규모 확대 등을 근거로 국제 금융 자본의 중국에 대한 베팅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몇 가지 체크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비유통주의 유통화 추진이다. 중국은 현재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 공기업 지분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보유했듯 중국도 공산당이 주요 기업들의 발행주식 물량 중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이른바 `비유통주`다. 시범 기업들의 유통화 발표로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20% 이상 상승하면 중국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둘째는 위안화 절상이다. 변동환율제 도입으로 중국 환율 절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졌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내 부동산, 채권, 주식 등 투자상품 및 실물자산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세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셋째는 A, B 증시의 통합이다. 같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시장에서 각기 다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으며 거래되는 통화에 따른 환율 차이에 의해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B증시 상장기업 주식은 같은 기업의 주식으로 동일한 권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로 환산할 경우 A증시 같은 종목에 비해 가격이 약 35% 할인돼있다. A, B증시가 통합될 경우 B주식이 A주식으로 편입되면 주가는 A증시를 따라 상승할 것이다. 이는 중국 증시를 밝게 보는 또 하나의 이유다.

최근 중국 시장과 관련해 올림픽 관련 인프라 건설을 위한 경기특수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으므로 지난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 50%에 가까운 상승률은 누가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올해 일본 경제는 60년대 이자나기 경기(57개월간 경기확장국면)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지만 주가는 경기만큼 시원스레 움직이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펀드 투자붐이 계속되기도 했지만 라이브도어의 회계 부정, 제로금리 포기에 따른 금리 인상, 투자심리 후퇴 등이 기업이익 증가세와 고용여건 개선 등의 호재를 압박했다. 제로인의 자료에 따르면 12월1일 현재 일본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86%. 한마디로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합류하지 못하고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한 고단한 한 해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 긴 조정기간. 그래서인지 내년 포트폴리오에서 일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14일 발표한 3분기 실질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0.5% 증가해 7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의 확대, 소비와 비제조업의 경기회복,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에 기인한 결과다.

내년 일본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국제적 기준으로 볼때 인플레이션 상황은 적정한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가계 부채 비중이 늘어날 수 있으나 주식 시장에 타격을 줄 만큼 위협적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미국 경기가 경착륙하면서 IT 부문 생산조정 등이 현실화 될 경우 성장세가 둔화돼 정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PER(주가수익비율)는 18배로 이머징 아시아 평균 1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므로 저평가 됐다고 볼 수 없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매력도도 떨어진다.

올해 일본 주가는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며 변변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역외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원/엔 환율하락 추세에 그대로 노출돼 그 수익률이 더욱 낮았을 것이다. 기존 일본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성급하게 환매하기보다는 추세 상승을 기다렸다가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겠다.

일본 시장에 신규 투자할 경우 전문가들의 환율 전망을 참조해 환헤지를 해둬야 한다. 경제구조가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증시가 최근 동조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 환리스크와 세금 등을 무릅쓰면서까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일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겠다.

올해 인도의 증시 상승률도 중국 못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의 10대 수익률 우수 펀드 가운데 인도 펀드가 8개나 들어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디아펀드, 친디아, 브릭스펀드 형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도는 현재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 확대, 높은 물가 상승률, 부동산 가격 급등, 가파른 대출 증가율 등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는 최근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네델란드 철강회사, 미국 호텔 등의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LG필립스엘시디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인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경제는 젊은 IT 세대의 풍부한 소비력을 기반으로 8%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금융 부실이 없는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이머징 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인도 경제를 밝게 하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자원 부국으로 오일 머니를 국가 현대화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석유자원 매장량: 세계8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1위, 철광석 매장량: 세계1위, 석탄 매장량: 세계2위 등) 무궁무진한 자원을 호재로 주가 상승률 또한 가파르다. 유라시아 철도 연결로 세계 물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한 원대한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90년대 모라토리엄으로 러시아를 떠났던 외국의 기업들은 러시아로의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도소매업체들의 진입으로 내수시장도 점차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추세다. 내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성장성을 더욱 밝게 한다.

그러나 2008년 대선을 앞두고 고개를 들고 있는 정국 불안 등은 위험 요인이다. 최근 헤지펀드가 원자재 펀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증시에 대해 낙관만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브라질은 외환위기 이후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과 환율 변동성 등으로 금리가 20%대 이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주가도 글로벌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대외교역보다 탄탄한 내수 기반도 경제 회복의 길을 닦는데 기여했다. 특히 바이오 에탄올 분야의 풍부한 원료와 높은 기술은 고유가로 신재생 에너지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적인 안정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 높은 외환보유고(820억 달러), 재정·무역흑자 기조 등 거시 경제지표의 호조와 높은 금리 덕분에 브라질을 향한 해외 투자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로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의 인기다.

최근 모 증권사에서 베트남 펀드를 출시해 꽤 짭짤한 재미를 봤다. 공모, 개방형 펀드로 모집했으나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베트남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7조원. 상장기업도 79개에 불과하다. 과다 투자시 가격 왜곡 및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사무실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외국자본이 물밀 듯 몰려든다고 한다. 왜 그럴까?

베트남은 풍부한 인적·물적자원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7.6%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WTO 가입에 따른 대미 교역 증가 및 외국인 투자 증가로 증시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분산투자 차원에서의 투자를 고려해볼 만 하다.

필자는 고향이 남도 끝이어서 명절때만 되면 도로 위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낸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운전하다가 막히면 교통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OO번 국도가 덜 막히니 우회하세요`라는 방송이 나오면 `정말 그럴까?` 갈등하다가 이내 따라간다. 하지만 잘 뚫린다던 그 길은 이미 교통 지옥으로 변해있다. `가던 길로 계속 갈걸`하는 후외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한 해외 펀드 수익은 한없이 커보이게 마련이다. 좋은 수익을 내는 펀드나 종목을 쫓아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듬해 평균 수익률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해외펀드 투자시 유의할 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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