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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출시를 계기로 주요 카드사 실무진에게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에게 공문이 온 것은 아니지만 삼성페이 유료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애플은 애플페이와 제휴한 파트너사(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현대카드가 애플에 내는 수수료는 건당 0.15%로 알려졌다. 그동안 무료정책을 펴온 삼성페이가 유료화 전환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딱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 유료화는 아직 결정된 것이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카드사들의 입장은 각각 다르다.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카드사는 현대카드다. 애플페이 제휴사인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에 수수료를 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도 수수료를 내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페이 역시 여러 페이먼트 서비스 중에 하나인 만큼 갑자기 계약을 끊거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정책에 맞게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삼성 관계사인 만큼 애플페이 서비스 합류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제안이 들어올 경우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은 시장 내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롯데카드 등은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두고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 상위권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오히려 삼성측에 “유료화 조건을 제시해 보라”고 오히려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신한카드 등은 애플측에 애플페이와 제휴하겠다는 의향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서비스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셈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관건은 카드사와 삼성페이의 재계약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5월부터 8월까지 카드사들과 재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재계약 시점 3개월 이전에 특이점이 없으면 계약 갱신이 이뤄졌던 전례를 볼 때 이달부터 개별 카드사와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서비스하지 않는 조건으로 삼성페이를 무료로 서비스하거나 카드사 시장 점유율에 따라 요율을 차등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페이 유료화 전환은 카드사의 시장 규모에 따라 요율을 차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향후에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중 고객선호도를 살펴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재계약 협상에서 어떤 실마리 찾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