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호텔 신축 붐, 전망은 밝나?

  • 등록 2012-11-20 오후 1:55:04

    수정 2012-11-20 오후 1:55:0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공평동에 있는 센터마크 호텔로 가주세요. 아, 그러면 근처 아벤트리 호텔은요? 그냥 보신각 쪽으로 가주세요.”

지난 12일 한 호텔 기자간담회 참석 차 택시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최근 들어 서울 시내 곳곳에 신규 호텔들이 출점하다보니 생겨난 웃지 못할 모습이다. 내비게이션에 등록되지 않은 호텔들도 수두룩하다보니 승객은 물론 운전사도 애를 먹는다. 일부 택시 운전사들은 자칫 승차거부로 비춰질 수 있어 곤혹스럽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서울시의 관광숙박시설 건립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사업승인을 받고 조성 중이거나 계획·추진 중인 호텔은 서울에만 80여곳이 넘는다. 대부분 2014~2017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추가로 늘어나는 객실수만 2만1241실에 달한다. 현재 서울지역 호텔 객실수(2만6000실)의 84% 규모의 신규 객실이 추가로 생겨나는 셈이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오피스나 상가의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호텔 신축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명동 밀레오레나 충무로타워 등이 오피스에서 용도변경을 통해 호텔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서울지역 호텔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이유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가 올해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지만 호텔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까지 3만1172실 공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사업의 미래도 장밋빛일까. 사업성 분석에 밝은 자산운용사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적어도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연간 4~5% 수익이 보장되고 이후 매각을 통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호텔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유명 호텔 체인의 경우엔 브랜드만 빌려주면서도 연 매출의 5~6%를 로열티로 요구하고 있어 투자자에게는 이중의 부담이다. 국내 호텔사업이 지나치게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최근 4~5년 사이에 극명하게 반전되고 있는 오피스빌딩 시장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없이 하드웨어만 늘려서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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