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8만원, 어차피 집 못 사" 소확행 즐기는 中 Z세대

고공행진 中청년 실업에 주택 구매 포기
생활비 줄여가며 여행·외식 등에 돈 써
"장기 재정 목표 수립보다 저렴한 경험에 소비"
  • 등록 2023-09-11 오전 10:53:28

    수정 2023-09-11 오후 1:55:17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청년들이 저렴한 생필품을 사용하며 생활비를 줄이는 한편, 여가 생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이 계속되고 경기가 둔화하자 청년들이 정규직 일자리 취업과 주택 구입 등은 포기하고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중국 Z세대(1995년 이후 출생한 세대)가 장기적인 재정 목표 수립을 포기하고 국내 여행과 외식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험에 소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Z세대는 올해 초부터 영화 관람, 뷰티 제품 구입, 스포츠를 비롯한 취미 활동 등에 지출을 늘렸다. 또 설문 응답자의 40%는 8월 여가 생활 소비를 전월보다 늘렸다고 답했다. 블레어 장 민텔 선임 애널리스트는 “영화 관람과 전시회 방문, 야외 스포츠 등 경험에 소비하는 것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Z세대의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반면 주택 구입에 대한 Z세대의 열망은 다른 세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텔 조사에서 올 3월 ‘성공의 기준은 주택 소유’라고 답한 Z세대 응답자의 비율은 48%로 2020년 3월 54%에서 감소했다. 같은 기간 1960년대생·1970년대생·1980년대생·1990년대 초반 출생 응답자 그룹 전체에서 ‘성공의 기준은 주택 소유’라고 응답한 비율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렴한 생필품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중국 저가 생활용품업체 미니소의 올 2분기 중국 본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7월에는 중국 매장의 3분의 1이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크리스틴 펭 UBS 중국 소비자 부문 분석가는 “젊은 소비자들이 밖에 나와 소비하고는 있지만, 그들은 더 현실적이고 저렴한 옵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취업난에 중국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생활비를 줄이는 대신 여가 활동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16~24세 청년실업률은 6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은 청년 실업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대학을 졸업했지만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22세 양쯔펑 씨는 구직을 포기하고 월급 1000위안(약 18만원)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양 씨는 여전히 국내 여행과 맛집 탐방을 즐기고 만화 박람회(코믹콘)을 찾는 등 여가 활동에 돈을 쓰고 있다.

양 씨는 블룸버그에 “취업 시장이 이렇게 안 좋은데 왜 (구직 활동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해야 하나”라며 “지금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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