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골드 러시아)`제국 속의 제국` 가즈프롬①

  • 등록 2008-06-19 오후 3:11:01

    수정 2008-06-19 오후 3:11:01

[이데일리 이종문 칼럼니스트] 러시아 증권시장의 영원한 블루칩인 가즈프롬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그 자체가 하나의 제국이며, 러시아의 또 다른 작은 정부다. 오늘날 가즈프롬에 대한 이해 없이 러시아 산업 및 기업이나 증권시장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연혁

가즈프롬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시대인 1989년 에너지산업의 구조개혁을 위해 국영 석유-가스통합회사에서 가스분야를 분리해 설립한 가스 콘체른(gas concern)이다. 회사명은 가스산업을 뜻하는 러시아어 ‘가조바야 프로므이쉴렌노스트(Gazovaya Promiyshlennost')’의 머리글자를 따서 명명되었다. 옐친시대인 1993년 국영기업의 사유화정책에 따라 주식회사로 전환되어 민영화되었다.

2000년 푸틴 집권 후 가즈프롬에 대한 일대 개혁이 시작되면서 크렘린의 절대적 지원 아래 석유, 건설 등 실물부문은 물론 은행, 보험 등의 금융과 언론 부문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기업으로 변모하였다. 특히 2005년 10월에는 러시아 최대 부호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하고 있던 러시아 5위의 민간 석유회사인 시브네프트 주식 72.7%를 130.9억 달러에 반강제로 인수하여 석유부문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통합에너지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인수한 시브네프트를 가즈프롬네프트로 흡수 합병함으로써 가즈프롬은 2007년 러시아 전체 천연가스 생산의 84.4%인 5,519억㎥, 석유 생산의 9.6%인 45.8백만 톤을 담당하게 되었다. 2006년 7월에는 푸틴이 ‘천연가스는 전략물자로 간주되어야 하며 국가이익 보호를 위해 가즈프롬에 의해서만 수출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가스수출법안에 서명함으로써 가즈프롬은 러시아 석유-가스전에서 생산되는 모든 형태의 가스와 기체 또는 액체 상태로 수송되는 가스에 대해 독점수출권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한 가즈프롬은 대외적으로 천연가스의 경우 매장지에 있어 지역편중이 심하며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등 CIS국가들과 2006년부터 매년 가스 공급가격 분쟁을 일으키며 구소비에트국가들을 길들이는 정부의 정책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동시에, 볼리비아, 이란 등의 자원국유화 선언으로 촉발된 ‘자원민족주의’에 편승해 유럽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자원의 무기화를 통한 러시아의 대유럽 자원 영향력 강화의 첨병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방송과 신문 등 러시아 주요 언론매체의 인수를 통한 매스미디어 부문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며 정부의 언론 통제 정책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 건설공사를 담당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요구 사업에도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7월 14일에는 역사상 처음 러시아내 대규모 가스전과 유전, 에너지 수송 파이프라인을 테러집단의 공격으로 부터 방지하기 위한 안보상의 목적을 내세우며 사병조직의 보유 허가를 정부로부터 받아냄으로써 사실상의 가즈프롬 제국을 건설하였다.

가즈프롬 이사회

가즈프롬은 푸틴정부가 50%+1주의 지분을 취득해 재국유화시킨 국영 기업체로 러시아 정부를 옮겨놓은 것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기업의 모든 의사 결정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가즈프롬이 ‘러시아의 작은 정부’로 불리는 것은 이사회 임원진의 대부분을 정부 최고위 관리들이 겸직하고 있어 가즈프롬은 기업이라기보다는 정부내각을 옮겨 놓은 것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총 1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7자리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직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 Medvedev)가 대통령 겸직 금지 규정에 따라 의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현재 공석상태이다. 오는 6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제 1부총리인 빅토르 주브코프(Zubkov)가 취임할 예정이다. 그리고 에너지부 차관이었던 알렉세이 밀러(A. Moller)가 최고경영자(CEO)겸 이사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게르만 그레프(G. Gref) 스베르방크 은행장(전(前)경제발전통상부 장관), 빅토르 흐리스텐코(V. Khristenko) 산업통상부 장관, 이고르 유수포프(I. Yusufov) 대통령 특별대사 등이 포진되어 있다.

사업영역

가즈프롬은 푸틴시대부터 사업영역을 주력사업인 천연가스에서 석유를 포함하는 에너지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투자금융, 매스미디어, 건설, 통신장비 생산업, 도소매업, 연금펀드 운용 등 거의 모든 비즈니스 분야로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러시아를 대표하는 금융-산업-언론-건설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2008년 4월 16일 현재 가즈프롬은 100%지분 소유 기업 74개, 50%이상 지분 소유 기업 39개, 50%이하 지분 소유 기업 41개, 기타 18개 등 총 172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표적인 자회사로는 러시아 전체 석유생산의 6.6%를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 5대 석유업체인 가즈프롬네프트(Gazpromneft), 러시아 3대 상업은행의 하나로 순자산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하는 가즈프롬방크(Gazprombank), 러시아 최대 보험회사인 소가즈(SOGAZ)보험, 러시아 10위 항공사인 가즈프롬아비아(Gazpromavia)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1998년 설립된 가즈프롬미디어(Gazprom Media)는 푸틴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불과 10년 만에 러시아 및 동유럽 최고의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하였다. 가즈프롬미디어는 러시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프라우다, 트리뷴은 물론 공중파 방송인 NTV, TNT, NTV-PLUS, 라디오 방송인 에흐 모스크바, 러시아 최고의 시사 주간지인 이토기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언론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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