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간 문재인]한은의 사상 첫 양적완화날, 文 “G20, 같이 돈풀자”…의미는.

文대통령, 26일 G20 화상 정상회의서 세가지 제안
한국은 非기축통화국…선진국 돈 안풀면 QE 어려워
달러 귀해지면 금융시장 ‘요동’…경계한 것으로 보여
  • 등록 2020-03-29 오후 6:00:00

    수정 2020-03-29 오후 6:00: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조방안 모색을 위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둘째, 우리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야 하며,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저개발·빈곤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합니다.”(3월 26일, G20 특별 화상정상회의)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 중 가장 주목된 것은 지난 26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들 간의 특별 화상회의입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도 전국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열렸습니다.

이번 회의는 문 대통령의 제안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13일 한-프랑스 간 정상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는데요, 이후 교감이 이뤄져 2주가 채 안 돼 실제로 추진됐습니다.

◇韓이 제안한 G20 회의, 발언시간은 3분

문 대통령으로서는 G20 화상회의 메시지에 특별한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문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내놓은 메시지를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회의 예정 시간은 1시간30분 남짓(결국 예상을 초과해 진행됐지만)에 불과했습니다. 각국 정상에 돌아가는 발언 시간은 3분 남짓이었습니다. ‘액기스’만 꾹꾹 담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문 대통령이 G20 회의에서 제안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쌔, 방역 데이터 공유와 치료제 개발 △둘째,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 안전망 △셋째, 경제교류 흐름 유지 등에 각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겁니다.

그 중 기자의 눈에 띈 것은 두 번째 제안입니다. 그간 주로 내놨던 제안이 아니어서입니다. 첫 번째 공동 방역과 세 번째 경제교류(특히 기업인 국가간 이동) 제안은 그간에도 몇 번씩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했던 제안입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그간 나눴던 전화통화에서 방역과 경제교류와 관련한 이야기를 빠짐없이 나눴습니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왼쪽 두 번째)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 실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부총재는 이날 조치를 “양적완화로 봐도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G20 회의날, 韓銀 사상 첫 양적완화

그렇다면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제안이 나온 배경은 뭘까요.

최근 우리나라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G20 회의가 열린 당일(26일)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QE)’ 정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한은이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향후 3개월간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풀기로 한 겁니다.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조치입니다. 그간 숱한 경제 부진 속에서도 한은은 양적완화 가능성에 난색을 표해왔습니다.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양적완화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경제적 충격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알 수 없다는 위기감에 한은이 파격적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양적완화 조치이지만, 만약 한국만 양적완화를 한다면 시장은 더욱 혼란해질 수 있습니다. 원화 자금이 시중에 대거 풀리게 되면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귀해지게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 겁니다.

이 경우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지고 달러화 투기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국내 유가증권과 채권을 내던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양적완화 조치를 하려면 기축통화국 역시 양적완화를 하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달러화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야 비로소 원화 자금도 풀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 한국판 양적완화를 ‘연준이 허락한 양적완화’로 부르는 이유입니다.

문 대통령이 G20 국가들을 향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자고 언급한 배경에는 이 같은 상황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양적완화’ 선언한 뒤 한 은행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참고…한국판 양적완화의 차이점

참고로, 한은의 양적완화는 물론 연준의 양적완화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은이 택한 양적완화 방식은 오는 4월~6월 3개월간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환매(RP·91일물) 방식으로 무제한 사준다는 겁니다. 91일이 지나면 다시 유동성을 거둬들이게 되는 겁니다. 기축통화국들은 30년 만기 채권까지 사들이는 식으로 양적완화를 해왔습니다.

사들이는 채권 종류도 다릅니다. 한은은 RP를 매입하되 필요한 경우 국고채 매매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채의 경우 매입하기가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한은법에 따르면 민간이 발행한 채권 매입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연준이나 ECB 등은 회사채도 매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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