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원통서 72년 간 살던 美 소아마비 남성 세상 떠나

폴 알렉산더, 78세 일기로 별세
철제 장치 속 생활
대학 졸업해 변호사…입으로 8년간 자서전 써
틱톡서 "소아마비 어린이에 대해 글쓰고 싶다" 포부
  • 등록 2024-03-14 오전 10:21:52

    수정 2024-03-14 오전 10:21:5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소아마비에 걸린 뒤 70년 넘게 철제 인공호흡 장치에서 산 폴 알렉산더가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철제 장치 속에서 생활하면서도 대학을 졸업해 변호사가 됐고, 입으로 펜을 물고 8년에 걸쳐 자서전을 써내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철제 인공호흡 장치(iron lung)에서 말년을 보내던 폴 알렉산더. (사진=@Morbidful X 갈무리)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BS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폴 알렉산더의 가족은 고펀드미(GoFundMe)의 알렉산더 치료비 모금 페이지를 통해 그의 비보를 알렸다.

모금 활동가 크리스토퍼 울머는 “그의 이야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널리 퍼졌다”며 “폴은 놀라운 롤모델이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알렉산더는 1952년 6살이었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됐다. 소아마비는 몸의 마비뿐 아니라 호흡 문제, 심부전 등을 일으키고,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었다. 며칠 만에 몸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그는 1952년부터 인공호흡기의 일종인 ‘철제 폐(iron lung)’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 기구는 내부의 압력을 높이거나 낮춰 환자의 폐를 확장하거나 수축시켜 호흡하게 한다. 1920년대에 발명된 이 기구는 소아마비 백신이 1955년에 널리 보급된 후부터 사용되지 않았다.

알렉산더는 철제 폐 밖에서는 자가 호흡을 할 수 없게 됐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는 입에 붓이나 펜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철제 폐 밖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훈련을 하면서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4~6시간을 철제 폐 밖에서 보낼 수 있게 된 알렉산더는 1978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1984년 법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했다. 그는 손을 쓸 수 없지만,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려 책을 쓰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호흡이 힘들어진 그는 다시 철제 폐로 들어왔다. 그는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8년에 걸쳐 자서전을 집필했다. 최근에는 틱톡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알렉산더는 틱톡을 통해 “나는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은 목표와 꿈이 있다”며 “소아마비와 이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수백만 명의 어린이에 대해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오랜 친구 대니얼 스핑크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더의 긍정성이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곁에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깨달음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의 가족은 폴의 장례식이 오는 20일 댈러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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