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변 못 보거나, 걸을 때 다리에 힘 풀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같은 질환도 응급일 때가 있다. 신경마비가 생기고, 이 때문에 대소변이 안 나올 때가 그렇다. ‘마미증후군’이라고 한다. 빨리 수술 받지 않으면 배변·배뇨 기능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외에,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어도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신경이 눌려 다리에 힘이 빠지고 근육이 줄어든 탓인데, 방치했다가는 나중에 치료를 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심해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신경주사를 맞아도 3개월간 효과가 없다면 이때도 결국 수술해야 한다.
관절전문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원장은 “위와 같은 증상이 있는데 치료를 미루면 수술 성공률이 낮고, 수술 후 재활 기간도 한 달 이상으로 길어진다”며 “막연한 척추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부모님이 억지로 통증을 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척추 질환 초기에는 ‘주사’로 통증 완화
하지만 5%의 환자는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
최일헌 원장은 “수술은 적기에 시행해야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통증이 100인 상태에서, 수술 후에는 통증이 20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남은 통증은 이후 최대 1년에 걸쳐 서서히 마저 줄어든다. 그런데 수술을 미루면 통증이 줄어드는 정도가 적고, 회복 기간도 더 오래 걸린다.
◇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적극적인 치료
목, 허리 통증은 서서히 진행한다. 이미 통증이 만성화 단계에 이른 부모님들은 오히려 병원가면 수술하라고 할까봐 기피하는 경향도 보인다. 하지만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하거나 다리를 절뚝이는 등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최일헌 원장은 “척추치료의 최종 목표는 일상 복귀다.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 척추는 치료해도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재발하기 쉽다.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개인별 척추상태에 맞는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부모님 자세 개선해드리고, 운동 권유를
척추 질환은 수술을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당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만 제거했을 뿐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다른 부위에서 또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체중 조절, 자세 교정, 운동 등으로 평생 관리해야 한다. 최 원장은 “부모님이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짐을 들거나, 양반다리를 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알려드리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며 “관리하지 않으면 척추가 더 망가질 수 있다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