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윗선' 겨냥…특수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소환조사

특수본, 김 청장 입건…피의자 중 최고위직
'경비 기동대 요청' 진실공방도 함께 조사
김광호 "숨김·보탬 없이 얘기할 것"
  • 등록 2022-12-02 오후 12:00:00

    수정 2022-12-03 오후 4:28:29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처음으로 지휘부를 겨냥한 수사에 착수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총경)은 2일 서울 경찰청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오전 10시부터 서울경찰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 소환조사 중”이라며 “어제 서울청장을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오전 9시 50분쯤 특수본에 출석한 김 청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숨김과 보탬이 없이 얘기했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숨김과 보탬 없이 성실히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서울의 치안 총책임자로서 유가족에게 할 말 있나’, ‘사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용산경찰서의 경비 기동대 요청은 받은 적이 없는 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당일 김 청장의 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이날 소환조사에선 다중운집 행사를 대비한 서울청의 사전안전관리대책 수립과정, 참사 당일 112신고 처리 및 사후 구호조치의 적절성 등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물을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10만 이상 인파가 운집한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대한 서울청의 사전, 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서울청과 용산경찰서에 대한 수사를 통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참사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서울청 112상황실장에게 용산경찰서의 이태원 핼러윈 축제 경력 배치 현황을 보고받고 서울청 경비부장과 기동대 배치 여부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고 위험성을 미리 인식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 대변인은 “(사고 심각성 인지 여부)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참사 당일 김 청장이 늑장보고를 받은 데 대해선 “보고가 늦어졌기 때문에 보고를 늦게 받은 것”이라며 “보고와 관련해선 김 청장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했다.

경찰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했다는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한다. 김 청장은 지난달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용산서가 교통 기동대만 요청했고 경비 목적의 기동대를 요청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특수본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 전 서장의 경우 ‘경비 기동대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현장책임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지속해 온 특수본이 윗선을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청장은 특수본에 입건된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으로 윤희근 경찰청장은 물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김동욱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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