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해인사` 전격 방문한 까닭은

  • 등록 2003-12-22 오후 1:27:44

    수정 2003-12-22 오후 1:27:44

[edaily 김진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22일 오전 당초 예정됐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경남 합천에 소재한 해인사를 전격 방문했다. 이처럼 대통령이 예고된 일정을 갑자기 취소한 채, 외부행사에 발길을 돌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8시40분경 기자브리핑을 통해 "갑자기 대통령의 일정 변경이 생겨 오늘 수석보좌관회의는 취소됐다"면서 노 대통령의 해인사 방문계획을 통보했다. 윤 대변인은 또 방문 목적과 관련, "법전 종정스님,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 등과 환담을 하고, 원로 스님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불교계의 여러 가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불교계와 논의해야하는 주요 현안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선 "설명하기 곤란하다"며 "대통령의 외부행사인 만큼 오후 1시까지 엠바고(비보도)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당초 일정에도 없던 해인사를 급하게 찾아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와 관련 서울외곽순환도로 북한산 관통노선인 사패산터널 문제 등과 관련,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노 대통령이 직접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발걸음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 18일 사패산문제와 관련 성명을 내고 "건설교통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까지 나서 불교계가 마치 수천억원대의 혈세를 낭비하는 집단인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정부는 더 이상 부도덕하고 이중적인 행동을 자제해야 하며, 불교계와의 약속이 부적절하게 처리되면 불교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태도변화와 조치를 좀 더 지켜본 뒤 최후의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조계종 대변인인 현고 스님은 이날 `최후의 결단`에 대해 "정부조치에 따라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부안의 핵폐기장 건설반대와 같은 종단적 차원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의 전격적인 해인사행은 불교계의 격화된 불만을 누그러드리고, 불교계 지도자들과 함께 새로운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자칫 1천만 불자의 대정부 반발이 이어질 경우 참여정부의 정책불신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노 대통령의 해인사행은 청와대의 요청때문이지, 아니면 불교계의 요구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불교계와)그렇게 협의가 됐기 때문"이라며 급하게 일정이 잡혔음을 내비쳐 사패산 문제에 따른 불교계 성명이 이날 회동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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