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침체됐던 주가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금융지주사들은 후한 배당까지 약속했다. 특히 정부의 배당 자제령이 끝나는 올 하반기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분기배당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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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은 3조9680억원으로 전년동기(2020년 1분기 2조8371억원)대비 39.9%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별 당기순이익은 KB금융(105560)지주가 전년 동기대비 74.1% 증가한 1조270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30% 가까운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금융지주(055550)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9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8% 증가했다. 라임CI펀드 이용자 손실 보상금액으로 제외된 532억원을 더하면 사상 최대 실적(1조2451억원)을 달성한 셈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27% 증가한 8344억원, 우리금융지주(316140)는 29.6% 늘어난 6716억원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깜짝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모두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순이자마진 증가는 장기채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 속에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아진 게 이유다. 정기예금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줄었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요구불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예금(MMDA)를 뜻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전체 원화예수금 중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1분기 53.3%로 전년동기(44.8%) 8.5%포인트 늘었다. 다른 금융지주의 은행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시장 통화량이 늘면서 대기성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 실적호조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지주들의 이익 폭은 더 커졌다. 지난해 1분기 214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KB증권의 당기순익은 2211억원 이익으로 돌아섰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0.4% 늘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4년간 일관성 있게 추진한 비은행 중심 성장 전략의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늘리겠다” 후해진 인심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도 “분기배당 계획이 있으며 실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도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언급했다. 노 부사장은 “작년에 배당성향이 후퇴한 것까지 추가로 감안해 분기 배당에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주주환원 차원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시사했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당국이 허용 방침을 밝히면 이에 맞춰 설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담당(CSO)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기존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라이센스 허용방안에 대한 협의를 금융위원회와 하고 있다”면서 “금융위의 인터넷뱅크 라이센스 허용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으면 그에 맞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