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2인자' 리커창 전 총리 심장마비로 사망…향년 68세(종합)

中관영언론 "리커창 상하이서 27일 사망"
2013년부터 10년간 총리 재임…소신 발언 눈길
시진핑 체제서 권한 축소된 ''비운의 2인자''
NYT "이미 권한 박탈…中정치 영향 없을 것"
  • 등록 2023-10-27 오전 11:18:45

    수정 2023-10-27 오전 11:18:4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CC)TV가 보도했다. 향년 68세.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 (사진=AFP)


CCTV에 따르면 리 전 총리는 상하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지난 26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겪었고, 응급 구조에도 결국 다음날 0시 10분 숨졌다.

리 전 총리는 2007년부터 제17~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10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지난 3월 퇴임했다. 리 전 총리는 퇴임 6개월 만인 지난 9월 간쑤성을 방문하면서 공개활동에 나서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955년생 중국 동부 안휘성에서 태어난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제학과 석사와 박사를 취득한 경제통으로 꼽혔다. 중국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영어에도 유창했던 그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를 놓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경쟁했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집권 이후 중앙정치국 상무위 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약화하고 1인 권력이 강화되자 리 전 총리의 권한은 점차 축소되면서 ‘비운의 2인자’로 불렸다.

리 전 총리는 태자당 출신 시 주석과 달리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 중국 민중의 호응을 얻었다.

2020년 5월에는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인 6억 명의 월수입이 1000위안(약 18만원)에 불과하다”며 노점상 활성화를 주장했다. 당시 시 주석은 ‘샤오캉’(중산층) 사회를 건설했다는 성과를 강조하고 있던 시기여서 리 전 총리가 시 주석의 성과를 부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관영 매체에 ‘노점 경제’라는 단어를 쓰지 말도록 지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해 그는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가 퇴임 당시 고별 인사를 하는 영상이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아 삭제되자 중국 지도부가 ‘리커창 지우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리 전 총리가 2007년 랴오닝성 당서기 시절 미국 대사관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통계 수치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2010년 알려져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배리 노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에 의해 권력과 영향력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중국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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