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CDC 진단키트 사용 못해”
1일 진단키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CDC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는 12월 31일 이후 분자진단(RT-PCR) 방식으로 CDC가 개발한 진단키트(the CDC 2019-Novel Coronavirus(2019-nCoV))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철회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연구실들에 보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진단키트가 코로나 초반에 나온 제품이어서 지금 변이 상황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당시와 달리 지금은 FDA 승인을 받은 진단키트도 많다보니 이중 다른 제품을 선택해 쓰라고 사전 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DC는 공문에서 ‘대체품’이 지니면 좋을 조건도 제시했다.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차이를 알 수 있는 ‘멀티플렉스’ 제품 도입을 권장한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인플루엔자 유행을 앞둔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려면 멀티플렉스 진단키트가 유용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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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멀티플렉스 제품 개발 가속화
씨젠(096530)은 작년 멀티플렉스 진단키트(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를 개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 중증 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RSV)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작년 9월 유럽, 올해 1월 한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후 현재 미국 긴급사용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미국 바이오 진단장비 기업인 바이오라드와 FDA 공동 승인·현지 유통 계약을 맺기도 했다. 씨젠은 1952년 설립된 바이오라드의 탄탄한 기술력과 현지 영업망이 시장 안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은 코로나·인플루엔자 멀티플렉스 진단키트 외 7개 제품을 바이오라드 분자진단 장비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코젠바이오텍은 작년 11월 국내 최초로 코로나·독감을 동시 진단하는 키트(PowerChek™ SARS-CoV-2, Influenza A&B Multiplex Real-time PCR Kit)를 개발해 허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서는 코로나·독감·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고 유럽, 중동 등에 수출했다. 현재는 미국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FDA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그밖에 바이오니아, 바디텍메드, 젠바디 등이 멀티플렉스 제품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와 독감을 함께 진단하는 진단키트가 많지는 않다”며 “이번 CDC 권고가 미국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혹은 FDA 승인을 추진하는 제품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