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부 공문은 장난이 아니다"

대만노선 관련 행정소송 제기...전면전 양상
"아시아나 봐주기" 불만..외교문제로 더 꼬여
  • 등록 2004-11-18 오후 2:02:19

    수정 2004-11-18 오후 2:02:19

[edaily 김병수기자] 대한항공(003490)이 행정당국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대한항공의 대만노선 배분과 관련된 소송제기는 예견돼 왔던 사안이기는 하지만, 회사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노선배분권을 쥐고 있는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빼앗긴(?) 노선을 되찾고, 차제에 불평등한 행정조치로 활용되고 있는 `국제항공정책방향`이라는 규정을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이택 부회장이 직접 나서 18일 기자간담회를 주관하며 무게를 실었고, 설명중에는 다소 격한 감정의 단어들이 여과없이 터져나와 불만을 강도를 짐작케 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만약 조양호 회장이 국내에 체류했었다면 아마도 직접 기자설명회에 나섰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중국 vs 대만` 외교사항이 근본적 인식차 이번 대만노선의 배분과 관련해서는 외교상 문제가 건교부와 대한항공측의 입장을 가르고 있는 핵심사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복항`을 주장하는 대한항공과 외교적 관례를 감안해 이를 인정하기 힘들다는 건교부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사안은 간단하다. 우리 정부는 대만을 하나의 정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의 `항공협정`은 민간베이스로 이뤄지고 이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나, 이번 경우에는 정부와 정부가 주도하는 구도가 됐다. 그래서 지난 9월 1일 한국과 대만간에 체결된 항공협정은 민간부문이 빠진채 협정이 체결됐으나 형식적으로는 민간부문이 협정에 간여(민간대표부간 체결형식)한 것으로 돼 있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따라서, 건교부는 이번 `항공협정`은 `민간에 의한 신규협정`으로 규정하는 것이고, 대한항공은 내용적으로 전혀 간여하지 못했는데 무슨 민간에 의한 신규협정이냐고 따지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 "항공사는 협정체결의 전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아직까지 협정문조차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복항이냐 아니냐와 관련된 다른 파생된 시비거리들은 대부분이 이 같은 인식차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차원에서 이번 협정에서 운항회수가 여객 주18회, 화물 2회 등 총 20회로 정해진 것은 92년 9월 단항당시 운항회수와 같아 복원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단항전 대한항공은 여객 14회·화물 2회,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4회를 운항해왔다. 특히 이번 협정에서 화물은 추후 발효임에도 불구하고 주2회로 합의한 것은 이번 항공협정의 내용이 `복항`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어 그 동안 행정당국은 `복항`에 비중을 둔 행정조치들을 취해왔고, 그에 따라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심이택 부회장은 "그 동안 단항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대만 사무소를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운영해왔고, 나아가 복항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민간외교를 펼쳤다"면서 "이로 인해 항공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지난 1년간 사실상 대만운항을 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 "`후발 항공사`라는 말 쓰지 말라" 이날 기자간담회를 주관한 심이택 부회장은 설명 중간중간에 격한 감정의 단어들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심 부회장은 "아시아나는 이제 16살이나 됐다. 언제까지 후발 항공사라고 하면서 정부가 밀어주기식 정책을 펼 것이냐"고 따지고 "이제는 후발 항공사라는 말을 쓰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16살이 됐을 때는 정부에 손을 벌린 것이 거의 없다. 2억원을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받은 것이 있는데, 이거 받고 이것저것 간섭이 많아 다음부터는 절대 손을 벌리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수익성으로 보면 아시아나가 조금 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매출로 보더라도 대한항공이 6조7000억원, 아시아나가 3조원, 비행기 대수 120대 70, 화물을 제외한 여객만 놓고보면 55대 45로 결코 후발 항공사로서 봐줄 때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면서 "후발 항공사 봐주기의 대표적인 규정이 돼버린 국제항공정책방향에서 제시하고 있는 6:4비율(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라도 이 규정은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항공정책방향`이라는 규정도 복수항공이 도입되던 처음에는 대한항공은 국제선·장거리노선, 아시아나는 국내선·근거리노선 등을 기본 축으로 해서 상당히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 것이 두번씩 개정되고 이름도 바뀌면서 아시아나를 밀어주기 위한 규정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한항공에게 `잘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정부정책을 꼬집고 "대한항공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후보군에 들어 있는데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당국자들은 아프리카에나 가서 사는 게 맞다"고 비난했다. 심 부회장은 건교부와 아시아나측에서 주장하는 `운항 휴지`와 `실효`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건교부에서도 일부 이와 관련해서 일부 실수라는 얘기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공문은 `장난`이 아니다"고 일축하고 "공문이 실수라면 이 나라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