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까지 폭등…짬뽕 한 그릇 배달료 5000원 "실화냐"

[우크라發 물가쇼크]②
배달수요 대비 라이더 부족…가뜩이나 배달비 비싼데
'총알전쟁' 벌이던 배달앱, 새 요금제로 오름세 부추겨
원부자재에 배달비까지 오르니…음식점주 '죽을 맛'
소비자들도 반감…국민 절반 이상 "배달비 부적절"
  • 등록 2022-04-17 오후 5:48:48

    수정 2022-04-17 오후 9:00:37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평소 단골집이었던 짬뽕집을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찾지 못했다던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이 짬뽕집이 배달앱에 가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배달앱을 켠 그는 차마 최종 결제를 누르지 못하고 앱을 종료하고 말았다. 즐겨먹던 매운 짬뽕의 가격은 8500원이었지만 배달비가 1만5000원 이상 주문시 3000원, 그 미만은 무려 5000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바삐 배달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달앱들이 올 들어 연달아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라이더(배달기사) 부족으로 ‘고공행진’ 중이던 배달비 인상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한 번에 하나의 음식만 배달하는 소위 ‘단건배달’ 서비스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던 배달의민족(배민)의 ‘배민원(1)’과 ‘쿠팡이츠’가 그간 음식점주들을 상대로 펼쳐왔던 각종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면서, 부담이 커진 음식점주들은 불가피하게 배달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며 가뜩이나 물가가 폭등한 마당에, 이같은 배달비 인상 추세가 물가 인상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배민1과 쿠팡이츠의 요금제는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로 변경됐다. 배민1(기본형 기준)은 중개수수료를 기존 12%에서 6.8%로 낮추고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하는 배달비는 기존 6000원을 유지했다. 쿠팡이츠(일반형 기준) 역시 중개수수료를 기존 15%에서 9.8%로 낮추고, 배달비 역시 기존 6000원에서 5400원으로 낮췄다. 표면상 모두 음식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간 배민1과 쿠팡이츠는 기존 요금제에 프로모션(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실상은 점주의 부담은 늘었다.

가령 배민1에서 앞선 짬뽕집 음식을 2만원어치 주문하면 프로모션을 적용한 기존 요금제의 경우 음식점주는 중개수수료 1000원과 함께 배달비 2000원(나머지 3000원은 소비자 부담)만 부담하면 됐다. 결제정산 수수료와 총 결제금액에 대한 부가세까지 고려하면 음식점주가 2만원어치를 팔아 손에 쥐게 되는 돈은 1만5740원 가량이 된다. 하지만 새로운 요금제에선 중개수수료 1360원에 배달비 3000원(나머지 3000원은 소비자 부담)으로 음식점주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마찬가지로 결제정산 수수료에 부가세를 고려하면 이 음식점주가 2만원어치를 팔고서도 손에 쥐게 되는 돈은 1만4244원 밖에 되지 않는다.

유료 광고 회원까지 가입했다면 당연히 손에 쥐는 돈은 더욱 줄어드는데, 최근 각종 식자재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이 음식점주의 수익은 이보다 크게 줄어든다. 결국 음식점주 입장에선 소비자와 나눠 분담하는 배달비를 올려서라도 수익을 내야하는 처지인 셈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라이더 부족에 따른 배달비 급등 때문으로, 배달앱들도 오히려 모자란 배달비를 우리 자금으로 보태고 있다”며 하소연하지만 부담으로 성난 음식점주들과 소비자들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실제로 음식점주 등 자영업자들이 가입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민 횡포 대응방’이라는 오픈 채팅방까지 개설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현실화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선 영수증에 ‘배민 싫어요. 8000원 이상 수수료’, ‘배민1 이용하지 마세요’ 등 글귀를 적어 소비자들에게 전한 음식점주의 사연도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소비자들의 반감도 크다. 주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배달음식을 이른바 ‘공동구매’하자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고, SNS에서는 ‘배달끊기 챌린지’에 나섰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말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내놓은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비가 부적절하다는 답변이 과반 이상인 53.4%에 달했다. 적정 배달비로 45.5%가 1000~2000원 사이를 꼽으면서, 현재 최고 5000~6000원에 이르는 배달비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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