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제상황은 작년 10월부터 지속돼 온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재검토해야 할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나 물가 등 여러가지 변수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제환경의 변화란 앞으로 금통위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여건이 이제까지와는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통화정책은 매달의 지표도 고려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지속성을 갖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 지속성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하강의 가장 큰 위험으로는 고유가를 꼽았다. 원유가격 상승이 교역조건 악화 및 소비심리 악화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하방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 그는 "원유가격이 3개월전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며 "내년 상반기까지의 우리 경제에 당초보다 하방위험이 더 생겼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기상승세가 지적되고 있다는 판단은 유지했다. 이 총재는 "성장동력이 당분간 약해지기는 했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성장궤도에 머물고 있다"며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콜금리 25bp 인상으로 가계부문 대출자나 영세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겠지만, 금리인상으로 기대되는 다른 부문의 득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4.5%라는 콜금리 목표 수준과 그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여수신금리 및 시장금리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볼 때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은 하루 전에 일어난 상황이라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