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러에 어떤 제재 가했나…금융·첨단산업·푸틴 측근 정조준

미, 러 은행자산 80% 제재·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출통제
화웨이 고사직전 내몰았던 방식으로 러시아 옥죄기
영, 러 정부·기업 자금조달 차단 및 은행 자산동결
軍전용 전제품 수출금지 법안도 내주 발의
푸틴 측근 및 가족 등은 자산동결·입국금지
  • 등록 2022-02-25 오전 11:25:24

    수정 2022-02-25 오전 11:25:2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군용·첨단 산업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주요 대형 은행들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등 대규모 금융·경제 제재를 가했다. 영국도 미국과 발맞춰 같은 취지의 역대 최대 규모 제재안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미국과 영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 세부 사항들을 살펴보면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장에서 “아예 배제시키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하지만 미국이 그동안 예고했던 고강도 제재, 예를 들면 블라디미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방안,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나 에너지 부문 제재는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 카드로 남겨둔 것인지, 단순하게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결론을 내려 제외시킨 것인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미, 러 은행자산 80% 제재·첨단산업 수출통제

미국의 제재는 크게 △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금융제재(재무부) △반도체·우주 등 첨단기술 수출 제한(상무부) △비즈니스 엘리트 제재(재무부) 등으로 분류된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2대 금융기관인 스베르방크와 VTB와 함께 오트크리티예, 노비콤, 소프콤 등 3개 은행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들 은행 및 계열사·자회사 등이 미 금융기관에 예치한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에서 신규 차입 또는 신규 채권 발행을 금지하는 등 미 금융 시스템을 통한 거래를 차단했다.

재무주믄 또 러시아 주요 국영기업 및 민간기업에 대한 미 개인과 기업의 투자를 금지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하루 평균 460억달러(약 55조4000억원) 규모의 외환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 중 80%는 미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

재무부는 “러시아 전체 은행 자산의 거의 80%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러시아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강력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우주산업을 포함해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 첨단산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 근거는 중국 화웨이를 고사 직전까지 내몰았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다. FDPR는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통제 대상 기업에 납품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백악관은 주로 방위·항공·해양 분야를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미 재무부는 푸틴 대통령 측근과 그 가족 등 개인에 대한 제재도 별도로 부과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인 세르게이 이바노프와 그의 아들, 세계 최대 상장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이고르 세친과 그의 아들 등 러시아의 주요 상류층 인사와 가족들이 포함됐다. 이들 역시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됐으며, 미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이나 미국 여행도 차단됐다.

미국은 다만 에너지 부문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유가 급등이 우려되는 데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영, 러 정부·기업 자금조달 차단…軍전용 전제품 수출금지

영국은 러시아 은행, 억만장자, 국영 항공사 등을 정조준해 역대 최대 규모 제재를 가했다. 우선 미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국영 VTB를 포함해 모든 주요 러시아 은행들의 자산을 즉각 동결했다.

러시아 최대 방산기업인 국영 로스텍(ROSTEC), 러시아의 미사일 회사 전술미사일회사, 러시아 최대 전차 생산회사 우랄바곤자보드, 푸틴 대통령 측근 등 100여명의 개인, 기업 및 자회사를 추가 제재대상에 올렸다. 이들에겐 자산 동결 및 입국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러시아 최연소 억만장자이자 푸틴 대통령의 사위인 키릴 샤말로프도 포함됐다.

아울러 모든 러시아 정부와 주요 러시아 기업이 영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법안이 3월 1일부터 발효된다. 러시아 국적자의 영국 은행 예금액은 5만파운드로 제한된다.

영국은 또 전기 부품, 트럭 부품 등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물품의 수출 즉시 금지했으며, 전자, 통신, 항공 부문의 하이테크 장비와 부품, 민과 군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품목 수출에 대한 금지를 수일내 법제화하기로 했다. 다음 주 초 관련 법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러시아 국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의 영국 내 착륙을 금지했고 러시아 재벌들이 제재를 피하지 못하도록 전탐 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모든 제재는 벨로루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조치는 영국 금융 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완전히 차단시킬 것”이라며 “러시아 무역거래의 절반이 달러화와 파운드화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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