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북나성에서 확인한 백제의 우수한 토목기술

문화재청, 4일 발굴현장 공개
60m 성벽 확인…각기 다른 성토방법으로 축조
  • 등록 2023-01-04 오전 10:45:07

    수정 2023-01-04 오전 11:48:2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백제 사비 도읍기(538∼660)에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쌓은 부여 나성의 세부 축조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부여 나성(북나성)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부여 나성은 사비도성 북쪽과 동쪽의 자연지형을 이용해 부여 시가지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길이 6.6㎞의 성곽이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 치(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적의 접근을 조기에 관찰하는 시설물), 문지(문이 있던 자리),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백제 사비도성의 경계와 방어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여 북나성 조사구역 전경(사진=문화재청).
이번 조사는 부여 나성의 북쪽(북나성)에서 부소산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성벽 현황과 축조양상을 규명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진행했다. 조사결과 북쪽 출입시설(북문지)과 상태가 양호한 약 60m의 성벽이 확인됐다. 특히 부여 나성에서는 처음으로 성벽 안쪽(토축부)의 평면조사를 실시해 10개의 구역으로 구분된 성토의 흔적(규모 약 3.5~18.3m)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벽 안쪽은 자연지형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성토방법을 사용해 축조했다. 청산성과 맞닿은 산 사면의 말단부는 기존의 기반층을 깎아내 면석(탑의 기단 옆면을 막아낸 돌)과 뒤채움석(쌓여진 돌 구조물의 뒷면을 채우는 돌)을 쌓아 올렸다. 땅이 낮아 습한 평지는 석축부 단면이 사다리꼴이 되도록 조성한 후 석축부에서 안쪽을 향해 성토했다.

각 성토 공정 구간을 이어 맞닿게 한 방식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서로 교차해 흙을 쌓고 중간에 돌을 이용해 토류석(지하 구조물을 만들때 측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돌)으로 사용하거나 흙을 볼록하게 쌓아 토제(흙으로 쌓은 둑) 역할을 한 모습도 확인됐다. 또한 성벽 안쪽(토축부)에서 암반 및 점토 덩어리, 목탄(숯), 목주(나무기둥)가 확인돼 그 당시 성벽을 견고히 하기 위한 기술과 재료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사비도성 북동쪽의 방어를 담당하는 북나성의 축조방식, 특히 가증천 제방(둑)에 연접한 성벽의 축조방법을 확인해 백제의 우수한 토목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사지역 동쪽 일대 토축부 토층 전경(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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