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마른수건 쥐어짜기..자생력 생각할 때

  • 등록 2001-04-09 오후 7:05:15

    수정 2001-04-09 오후 7:05:15

[edaily]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시장을 읽는 중요한 유동성지표이다. 거래량은 주가의 거울이요, 신호등이다. 통상 거래량은 시장의 부침과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랠리가 전개될 땐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가라앉을 땐 거래도 줄게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움추러들고 있다. 걱정스러울 만큼 줄어들고 있다. 마치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듯한 모양세다. 현재 "거래량 신호등"의 불빛은 어떤 색깔을 띠고 있을까. 아마도 노란불이나 빨간불이 아닐까 싶다. 거래량만 놓고 본다면 쉬어야할 국면이다. 거래량의 감소세와 함께 주가지수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거래소는 500선을 다시 깨고 내려섰고, 코스닥은 65선을 하향돌파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주가의 건널목으로 불리우고 있는 장단기 지수 이동평균선을 모두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해보면 현재의 증시상황은 건널목 앞에서 정지 신호를 받고 있는 형국이다. 거래량의 의미를 짚어보자. ◇거래소/코스닥, 거래대금 1조원 밑으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8.76포인트(1.73%) 떨어진 497.46포인트를 기록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8385만주와 9445억원으로 매우 취약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지난 99년 2월 25일(8177억원) 이후 25개월 여만의 최저수준이다. 거래량도 제반 이평선을 밑돌고 있다. 이날 거래량은 5일선(2억9609만주)과 20일선(3억5840만주), 60일선(4억347만주), 120일선(3억6534만주) 등 장단기선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현재 거래량 5일선은 지난달 30일(4억3411만주)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엿새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지수는 1.70포인트(2.56%) 하락한 64.81포인트로 마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억5417만주와 9157억원. 이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일(6890억원) 이후 가장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1월 2일은 개장일로 인해 반일장만 열린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중최저 수준이다. 코스닥 거래량도 현재 5일선(2억6287만주)이 지난달 29일(3억4886만주) 이후 7일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일선(3억1926만주)는 지난달 8일(4억7225만주) 이후 영업일 기준으로 22일 연속 감소하고 있다. 거래량 감소세가 뚜렷한 것이다. ◇볼륨레이쇼(Volume Ratio) 바닥권, 그러나.. 거래량을 분석하는데 널리 쓰이는 것이 볼륨레이쇼이다. 볼륨레이쇼는 일정 기간동안의 주가상승일 거래량(분자)과 주가하락일 거래량(분모)의 백분비로 산출한다. 현재 거래소시장의 볼륨레이쇼(20일 기준)는 40% 수준이고, 코스닥은 30%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즉 상승한 날의 거래량이 하락한 날 거래량의 40%와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통상적으로 볼륨레이쇼가 150%면 보통수준이다. 그리고 450%를 넘어서면 단기적으로 경계의 신호가 되고, 70% 이하면 바닥으로 간주한다. 물론 관점과 정도의 차이는 있다. 따라서 현재의 볼륨레이쇼는 기술적으론 과매도권이다. 그렇다고 매매를 서둘러 주식 매수에 나설일은 아니다. 주가란 오를 때나 떨어질 때나 관성에 따라 며칠 더 떨어지거나, 더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의 바닥 확인 필요한 시점 그랜빌은 거래량을 일컬어 주가의 그림자라고 했다. 거래량 바닥이 주가 바닥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시황분석가들은 현재의 거래량 수준이 바닥이라고 점칠 만한 징후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바닥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상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고 팔려는 매도세만 있을 경우 거래는 급감한다. 이 경우 주가는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거래량이 줄더라도 매도물량이 줄어든다면 주가의 상승을 예고하는 바닥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한 현재는 전자의 상황일까, 아니면 후자의 상황일까. 시황분석가들은 두 경우만 놓고 본다면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고,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 매도세가 강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거래급감, 외국인 의존도를 반영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한 것은 시장의 외국인 의존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86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선 18억원을 순매수했다. 짙은 관망세다. 특히 외국인이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100억원 이상 순매수 또는 순매도한 종목이 단 한종목도 없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항제철로 78억원 어치를 샀고,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SK텔레콤으로 75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이처럼 종목별 움직임만 놓고 보더라도 팔짱낀 형국이 아닐 수 없다. 국내기관과 개인도 방향성 없이 하루하루 시장상황에 따라 사고, 팔고를 반복할 뿐이다. 마켓메이커가 없다. 어찌보면 거래량의 감소세는 당연한 일이다. 주가는 외국인이 좀 샀다 싶으면 꿈틀거리고, 외국인이 매도 내지 관망세를 보이면 거의 여지없이 흘러내린다. 시장의 자생력을 다시금 생각해 볼 시점이다. ◇이번주부터 어닝시즌(Earning Season), 확인 또 확인 미국증시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라 예고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는다. 지난주말 모터롤라와 인텔에 대한 실적경고가 나왔고, 반도체 연관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감원조치를 발표하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고 있는 기업실적도 악화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어쨌든 시장분석가들은 여전히 미 경제의 둔화 추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12일 발표될 3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 등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이고, 주요 기업의 분기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주요기업의 1분기실적 발표는 다음주부터 피크를 이루겠지만 이번주에도 몇몇 주요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현지시간으로 월요일에는 GE가, 화요일에는 모토롤라, 수요일에는 야후 그리고 목요일에는 바이오젠과 제네테크, 주니퍼네트웍스, 램버스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주목해 볼 일이다. 그리고 금요일인 13일은 "성금요일"로 휴장된다. ◇피터린치의 한마디 전설로 떠난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우는 피터린치는 이런말을 남겼다. 그는 "누구도 금리와 미래의 경기, 또는 주가를 예측할 수 없다. 그러한 모든 예측을 버리고 여러분이 투자한 기업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피터린치는 또 "기업의 가치가 나빠지면 주식을 팔되, 하늘이 무너진다고 주식을 팔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국내증시는 외국인이 쥐락펴락하고 있고, 외국인은 미국증시의 등락에 따라 매매동향에 변화를 준다. 또 미국증시는 기업의 실적발표에 따라 출렁인다. 때문에 피터린치의 말을 되새겨 보면서, 거래량의 증감추이도 예의주시하는 그런 투자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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