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속았다”…서울시, 빈 도로에 제설제 2000t 뿌려

폭설 예고에 ‘비상근무 2단계’ 돌입
제설장비 1000대·인력 9000명 투입
‘뒷북 대응’ 논란에 과도한 대응 지적도
  • 등록 2021-01-18 오전 9:25:56

    수정 2021-01-18 오전 9:25:56

18일 아침 폭설로 인해 출근길 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보가 무색하게 서울 등 수도권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양의 눈이 내렸다. 사진은 서울시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 인도와 도로에 염화칼슘이 하얗게 뿌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예고됐던 폭설은 내리지 않았다. 최근 내린 폭설에 뒷북 대응으로 논란이 됐던 서울시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제설장비 1000여대, 제설자재 2000t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제설작업을 벌였다. 밤새 불안한 마음에 떨던 시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8일 기상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17일 서울 등 수도권, 강원, 충청 등에는 이날 새벽부터 아침까지 대설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특히 기상청은 수도권에 2~7cm의 많은 눈이 내려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출근길에는 대부분 눈이 그치고, 그나마 쌓였던 눈이 녹는 등 소강상태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종로구 서울관측소에는 0.1cm, 서초구에는 1.5cm 눈이 쌓였다.

18일 발송된 대설 관련 안전안내문자.
예보됐던 눈이 거의 오지 않았지만 시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시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제설대책을 2단계로 발령하고, 밤새 인력 9000여명, 제설장비 1000여대, 제설자재 2000여t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였다. 날씨가 단순히 흐린 상황에서 비어있는 도로에 제설제를 대거 뿌리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날 기준 제설제 2만1000t을 보유했는데 출근길 교통대란을 우려해 이 중 2000t을 사전에 뿌렸다”며 “기상청이 아직 대설 특보를 해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근무 2단계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번 조치는 지난 6일 내린 ‘폭설 트라우마’에 따른 과잉반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서울 지역에는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일 내린 눈으로 퇴근길과 다음날 출근길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서울시가 제설작업을 늦어진 점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전날 밤 출근길에 많은 눈이 내려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는 문자를 받고 회사 근처인 동료의 집에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 내린 흔적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며 “매번 오락가락한 날씨 전망과 뒷북 현장 대응을 이제는 믿지 못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현재 서울지역에는 눈이 그치고 잠시 소강상태이나 서해안 지역의 눈구름 발달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곳곳에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서울 동남권(강동, 송파, 강남, 서초)과 인천, 경기 남부, 강원 영서, 강원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북 북부, 경상 서부에 대설특보가 발효 중이다.

폭설로 출근길 교통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강변북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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