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필요하면 1인실·날씨 맑으면 한강 보며…대웅제약, 스마트오피스 가보니

지난해 9월 다양한 사무환경 리모델링
창가석·듀얼 모니터석·스탠딩석·업무집중석 등
지정석 없이 업무·기분에 맞춰 사무공간 골라
보수·경직 제약업계 문화 깨고 수평·소통·자율 강조
  • 등록 2018-02-27 오전 10:18:53

    수정 2018-02-27 오전 11:55:13

대웅제약 직원이 한강이 바라보이는 창가에서 선 채로 일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업무효율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업무공간을 스마트 오피스로 바꾸고 있다.(사진=대웅제약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한강을 바라보는 테라스석에서 일하면 눈도 덜 피로하고 답답하지 않아서 집중이 잘됩니다. 자율좌석제라 처음에는 팀장이나 본부장 옆에 앉는 게 어색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일을 직간접적으로 배우고 일에 적용할 수도 있어 도움이 됩니다.”

27일 서울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만난 강민승(32·글로벌사업본부)씨는 “바뀐 사무실 환경이 자율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웅제약은 본사 내 모든 업무공간을 스마트오피스로 바꾸는 작업을 지난해 9월 착수, 최근 마무리했다. 스마트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내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 출근 후 앉고 싶은 곳 어디든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자율좌석제로 운영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먼저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9층에 도착하니 각 팀별 공용 사물함과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은 두꺼운 겉옷을 옷장에 넣고 공용 사물함에서 각자 노트북을 꺼내 원하는 자리에 자리에 앉았다.

한강이 보이는 창가쪽 테라스 좌석은 이미 다 차 있었고 오전에 집중해서 끝내야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은 1인 독서실처럼 독립된 공간인 ‘포커스룸’에서 근무했다. 팀장을 중심으로 직급에 맞춰 일렬로 앉는 일반적인 회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경치가 좋거나 소음이 덜한 자리는 암묵적으로 팀장이나 본부장 같이 높은 직책의 전용석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웅제약 관계자는 “5개월 정도 운영하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자리를 앉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됐고 지정석 개념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공용 사무용품을 구비한 공간을 카페 식으로 바꿨다.(사진=강경훈 기자)
이밖에 자료검색을 위한 듀얼 모니터존, 졸리거나 허리가 아픈 직원을 위한 스탠딩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서너명이 들어가는 작은 회의실을 여러개 만들어 수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그날그날 기분과 업무 특성에 맞춰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강씨는 “다른 팀 담당자와 협업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둘이 마주보는 자리를 잡아 일을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 쪽에는 계단식 라운지를 만들어 본부단위 직원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거나 피곤한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커다란 쿠션도 비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너무 졸리면 잠깐씩 눈을 붙여도 된다”며 “피곤하면 눈치 안 보고 잠깐 쉬고 개운한 정신으로 일에 집중하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한 층만 시범적으로 스마트오피스를 운영하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자 겨우내 전 사무공간을 스마트오피스로 바꿨다. 대웅제약 프로젝트에 참여한 최두옥 베타랩 대표는 “단순히 업무공간만 기획한 게 아니라 제약회사 업무 특성에 맞춰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곳은 대웅제약이 처음이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있어 스마트오피스는 이미 익숙하다. GSK는 2013년 사장석까지 없앤 완전 자율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릴리, 암젠, MSD 등도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창의성·소통 보다 기존에 하던 방식을 고수하는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가 많았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면 성과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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