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머지플러스, 뭐가 문제였나…전금업 등록은 몰라서?

상품권 발행업으로 봤는데…금감원, 전금업 등록 대상 판단
"선불업자 이슈는 계속돼…법률검토 제대로 안 한 듯"
발행잔액 등 요건 제대로 안 챙겨…"준비하던 찰나에 사태 발생"
4분기 서비스 정상화 목표…`환불할 돈은 있나` 의구심 여전
  • 등록 2021-08-18 오전 11:00:30

    수정 2021-08-19 오전 7:00:1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무제한 20% 할인` 혜택을 내세웠다가 서비스 중단으로 대규모 환불 소동을 불러온 머지포인트 사태의 핵심은 전자금융업에 등록했느냐 여부다.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모바일 상품권 발행업이라 여겼지만, 금융당국은 결제 대상과 발행잔액을 고려해 전금업 대상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상품권 사업 관련 `선불업자` 이슈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 법률 자문 사각지대에 있는 스타트업(초기벤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머지플러스는 서둘러 전금업 등록을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도 최대한 빨리 발송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머지플러스의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머지플러스, 뭐가 문제였나…전금업 등록은 몰라서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상품권 발행업으로 봤는데…금감원, 전금업 등록 대상 판단

머지플러스는 권남희 대표가 동생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CSO)와 설립한 회사로, 이들은 2013년 해독주스 제조사 `츄링`을 설립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후 2017년 7월 머지홀딩스를 설립했고, 머지홀딩스는 연초 폐업 신고를 하면서 머지플러스와 합병했다. 지난해 말 기준 머지플러스의 자본금은 30억3000만원이다.

머지포인트는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티콘과 같은 상품권의 일종이다. 상품권 역할을 하는 머지포인트를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서 대형마트, 음식점, 편의점 등에서 현금 대신 쓰는 방식이다. 머지플러스 정액권을 구입해서 6만여개 가맹점에서 무제한 20% 할인을 누리는 구독형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입소문을 타면서 100만명의 사용자를 둔 플랫폼으로 급성장했지만, 수익구조에 의문도 제기돼 왔다. `뒷사람의 결제액으로 앞사람의 할인액을 메꾸는` 폰지사기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전금업 미등록 영업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나서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전금업자로 등록할 필요가 있다고 가이드를 내렸다.

금감원 디지털금융감독국 관계자는 “당국도 머지플러스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논란이 커지면서 머지플러스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살펴봤다”며 “중간에 여러 복잡한 구조를 가졌지만, 최종적으로 발행사와 소비자 가맹점 간의 관계가 형성된 상품권이라고 판단했다. 전금업 등록을 통해 감독하에 영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에)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선불업자 이슈는 계속돼…법률검토 제대로 안 한 듯”

당초 머지플러스 측은 회사의 사업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업이라고 생각해 전금업자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금업 관련 명확한 법률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금법에서는 △2개 이상의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되는 선불 수단이고 △발행 잔액이 30억원 이상이면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포인트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했는데, 그럴 때마다 선불업자에 대한 이슈는 항상 있었다. 머지플러스는 이런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할 상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기업이라면 사업 시작 전에 법률검토를 거쳐 문제가 없게끔 진행할 텐데, 머지플러스는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머지플러스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발행잔액 요건 30억원을 충족하지 않아 등록할 필요가 없었지만,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등록 시점을 놓친 것으로도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도 “회사도 등록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찰나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서비스 정상화 목표…‘환불할 돈은 있나’ 의구심 여전

머지플러스는 준비가 되는 대로 전금업 등록을 신청해 올해 4분기 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PLCC 사용 전환으로 단기에 850억~1200억원 규모의 부가수입이 기대돼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내놨다.

하지만 수익구조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는 서비스 존속 및 정상화 여부에 대한 소비자의 의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 논란이다.

회사 측은 머지포인트나 머지플러스의 90% 환불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머지포인트의 수익구조가 말이 안 되는 구조라 제휴처나 이커머스 등에서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실제로 한 업체가 머지플러스처럼 이커머스에서 본인들의 포인트를 사용하면 20%를 더 할인해 준다는 구조의 사업을 제안했는데 이상해서 제휴를 끊어버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