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에서 우리금융 장으로..박병원은 누구

천재성과 리더십 겸비한 철저한 시장주의자
  • 등록 2007-03-06 오후 2:12:23

    수정 2007-03-06 오후 2:51:48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하마평에 오를때마다 미끄러지더라. 밉보인게 많나 보다"
 
6일 우리금융그룹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된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그의 너스레 대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서 `밖에 내놓은 관료`로 낙인찍혔었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관료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 회장에 단독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과연 누구였길래 `찍힌 몸`임에도 회장에 내정될 수 있었을까? 
 
▲ 박병원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 철저한 시장주의자

박 내정자는 정부 관료였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시장 친화주의자다. 규제보다는 시장 원리에 충실함으로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 이 점이 바로 금융의 핵심인 은행 회장 자리를 어색하지 않게끔 한다.

특히 차관 시절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수요 억제가 아닌 공급확대를 통한 가격 결정이 부동산 안정을 위한 최선책이라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민간 분양원가 공개 반대도 공개적으로 했다. 이처럼 시장에 충실하려 했던 고집이 청와대와 마찰을 가져와 부동산 대책 수립에서 배제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앞두고서는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정하는데 `총대`를 멨고 소수 공제자 추가공제 폐지에도 앞장섰다.

미국 워싱턴대학원 경제학 석사로 거시경제와 금융, 세제, 부동산 등에 대한 엄청난 내공을 쌓으면서 시장을 섭력한 덕에 나온 뚝심이다. 이같은 내공과 뚝심은 차관 시절 기자들을 상대로 하는 브리핑에서도 잘 드러났다. `박 차관이 브리핑할 때는 기자들이 추가적으로 질문할 거리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 천재성+리더십..`Mr 바른말`

그의 천재성과 리더십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대학시절 사서삼경을 한문 원서로 탐독했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시절 러시아어를 섭렵, 귀국 직전 퇴임사를 러시아로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일화도 있다. 영어를 비롯해 일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등 8개국 언어에 능통하다. 공직생활만 아니었다면 일본어 한자 사전을 편찬할 뻔도 했다. 이같은 천재성에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현 감사원장)는 그를 `아인슈타인`으로 불렀다.

"가장 닮고 싶은 공무원"이라는 후배 사이에서의 평가도 그냥 나온 것은 아니었다. 정책 추진력이 탁월하지만 막무가내식이 아닌 철저한 준비와 설득작업을 거쳤다는 것.정책 실무자들에게 절대 가르치려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동의를 구하고 설득을 하는 과정은 꼭 거친다는게 과거 박 내정자를 곁에 둔 사무관들의 전언이다.

바른 말을 잘해서(?), 그의 말대로 밉 보인게 많아 관운은 없었다. "누구 앞에서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하는 몇 안되는 우리나라 관료 중의 한 분이었다. 이제 누가 바른 말을 하나"는 재경부 한 직원의 말이 그의 평소 소신을 대변해준다.

바른말과 쓴소리를 내뱉으면서도 정부 정책 관련 세미나에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동분서주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그 쓴소리는 결국 정책의 완전함과 충실함을 꾀하기 위한 자기반성의 발로였다.
 
정부가 그를 회장으로 낙점한 것도 코드는 `다르나` 일에 대한 열정과 천부적인 업무 수행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친구인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다.

◇ 약력

1952년 부산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75년 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전형적인 엘리트 출신 관료다. 경제기획원 경제조사관실에서 대통령 경제비서실 서기관을 지내며 경제 관료로서 내공을 탄탄히 쌓았다.

이후 경제기획원 예산관리과장과 재정경제원 예산총괄 과장, 장관실 비서실장을 거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차관까지 올랐다.

`장관감`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관시절 여러 부처 장관 하마평에 올랐지만 하마평으로만 끝났고 56세의 나이에 우리금융(053000) 회장직에 오른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었으면 그 자체가 보람인만큼 물러서야 한다는 `공성신퇴(功成身退)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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