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끊은 '창경궁~종묘' 90년 만에 연결…22일 시민개방

오세훈 시장이 첫 삽 뜬지 12년 만에 완공
축구장보다 넓은 8000㎡ 규모 녹지로 연결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 503m와 북신문 원형복원
  • 등록 2022-07-20 오전 11:15:00

    수정 2022-07-20 오전 11:15: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가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를 90년 만에 다시 연결해 오는 22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한다.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로 축구장보다 넓은 약 8000㎡ 규모 녹지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연결했다.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궁궐담장은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 및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복원된 창경궁~종묘 구간. (사진=서울시)
우리나라 최초로 지난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위패)를 모신 왕가의 사당이다. 원래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놨다. 이 과정에서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北神門)’도 사라졌다.

서울시의 이번 복원으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이 340m·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이 새로 생겼다. 노약자·임산부·장애인 등 보행 약자도 편리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다.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완료하고 22일부터 개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1008억원을 투입해 약 12년(2010년 11월~2022년 6월)이 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통 하루 전인 21일 오후 3시 시민개방행사를 연다.

시는 이번 복원으로 인근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창경궁~종묘 단절구간 연결은 2007년 시가 발표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4대 남북축 가운데 ‘녹지문화축’의 시발점이다. 서울시 최상위 공간계획인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서 제시한 남북녹지축의 중심이기도 하다.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는 서울 도심의 활성화를 목표로 청계천변을 기준으로 △역사문화축 △관광문화축 △녹지문화축 △복합문화축 등 4대 남북축을 정비, 서울 도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이중 창경궁~종묘 연결구간이 포함된 녹지문화축은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의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해 창경궁과 남산을 녹지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복원사업으로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은 돈화문 앞에서 창경궁 내부를 지나 원남동사거리까지 총 340m로 완공됐다. 다만,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하다. 시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며,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행하는 것처럼 진·출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창경궁은 자유관람이지만 종묘는 예약을 통한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 관람체계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궁궐담장길에 매표소를 설치·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보안설비 등도 갖춰진 후에 개통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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