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S전망)④병참선 너무 길다-굿모닝신한 조중재

  • 등록 2005-03-14 오후 2:50:00

    수정 2005-03-14 오후 2:50:00

[edaily 이학선기자] edaily BoMS(봄스)멤버인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14일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 랠리를 이어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최근 단기 유동성 호조에는 정책당국의 채권시장 배려를 위한 불태화 지연과 MMF로의 자금유입이 지목된다"며 "그러나 MMF가 휘발성이 강한 자금이고 불태화 역시 언젠가 재개된다고 본다면 현재 풍부해 보이는 병참 역시 원거리 정벌에 나서기에는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이 구 소련과의 전투에서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병참에서 찾고 현재의 채권시장도 유동성이라는 병참선이 끊길 경우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참, 전쟁을 좌우하다 원나라 군대의 중국정벌보다 더 놀라운 것은 원나라의 서방 진출인데 이미 그 당시에 동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서로는 헝가리에 이르는 엄청난 대국을 건설했다. 일부 학자들에 의하면 그렇게 짧은 기간에 그렇게 넓은 지역을 정복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는 조랑말에 있단다. 조랑말을 타고 사격이 가능했기 때문에 강력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고 병참을 동반하지 않고 정복지에서 직접 징발했기 때문에 신속한 전진이 가능했었다고 한다. 戰史를 보면 전투의 승리가 단순한 전투력의 우위 뿐만 아니라 군수의 우위에서 결정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삼국지를 보더라도 소군이 대군을 압도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로 병참에 대한 공격이 자주 등장한다. 제 아무리 10만 아니 100만 대군이라도 밥줄이 끊긴다면 결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역사상 병참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났던 전쟁이 바로 2차 대전이었다. 1차 대전 후 상대적으로 빈약한 전투력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 독일의 명장 구데리안 장군의 “전격전”이이었다. 먼저 화포를 총동원해서 해당지역에 포격을 퍼부어 적이 일단 멍해지게 만든 다음, 폭격기를 이용해 주요 목표물을 폭격해 버리고 이어서 기갑부대를 이용해 전선을 일거에 돌파하여 적 후방까지 단번에 들어가고, 기동부대를 이용한 빠른 보병의 투입으로 이미 양쪽에서 포위된 적을 섬멸하는데 이 전 과정이 굉장한 속도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전격전이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되었던 폴란드 전에서 독일은 폴란드를 단 일주일 만에 점령해 버린다. 외견상 불패의 전술로 보이는 전격전에도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병참이었다. 유럽을 평정할 때까지 독일은 병참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던 이유가 병참을 고려할 필요도 없이 이미 국가를 점령하고 자치국을 세워 점령국의 물자가 바로 독일의 병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는 원나라의 서역 정벌과 비슷한 스토리였으나 이 전격전이 천적을 만난 게 바로 대소전 이었다. 독일이 소련을 마저 정벌하여 동쪽으로 있던 위협요인을 제거하려 하였는데 소련의 초기 전략은 간단했다. "후퇴하되 모든 곡식은 태워라"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전진했고 모스크바의 코앞까지 치밀어 왔지만 그 길어진 전선에 곡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당연히 동구권국가에서 소련 한복판까지 병참선이 길게 늘어지게 되었고 겨울이 찾아오자 자동차를 이용한 수송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이어 봄이 찾아왔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는데 눈이 녹으며 온통 진흙 바닥이 되어 바퀴가 달린 차량은 모조리 운행 불가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채권시장, 병참선이 너무 길다 2003년 8월~10월의 채권시장의 랠리 이전에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의 상원·하원 연설과 미국의 금리 급등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벌써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이제 금리인상 사이클이 있을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이 격발되고 있었다. 펀더멘털이 이렇게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으로 바뀌었음에도 랠리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동성”에 있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르지만 돈이 넘친다” 가 채권시장의 외침이었고 한편에서 밀려들어오는 현금에 채권사기에 바빴었다. 한마디로 병참이 넉넉했기 때문에 장수들이 더 멀리, 더 멀리 전진을 해 나갔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후 환율의 급락을 막기 위해 통안/외평채가 쏟아지며 “유동성” 이라는 병참은 송두리째 불타고 만다. 병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진출했던 장수들은 병참이 끊기자 항복을 하거나 기지로 줄달음치고 말았다. 2003년 12월 이후 다시금 유동성이 보충되었다. 이어진 국채와 통안채 입찰, 통안채 창판, RP 매각, 재정증권 발행에는 모두 어마어마한 자금이 몰려들었고, 급기야 일시적으로 콜 금리가 3.60%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유동성의 보충은 채권시장의 패닉에 당황한 정책당국이 일시적으로 불태화를 늦추며 비롯되었다. 다시금 병참 얘기로 돌아오게 된다. 장수들이 먼곳까지 정복에 나서려면 병참이 끊기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더군다나 병참이 끊겨 몰살을 당했던 기억이 있다면 그 확신은 더더욱 강해야만 한다. 2003년 말 이후 이어진 유동성 랠리는 한은이 자금을 조이지 않는 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장수들의 병참에 대한 확신은 더욱 강화되었다. 뒤늦게 한은이 병참을 불태워 버리겠다고 위협하였으나 이미 장수들은 새로운 정복지에서 “내수부진”이라는 새로운 병참을 발견하였고 한은의 의지와는 별도로 움직이게 되었었다. ◇원거리 정벌 가능할까 최근의 단기 유동성 호조에는 정책당국의 채권시장 배려를 위한 불태화의 지연과 MMF로의 자금유입이라는 두가지 요인이 지목된다. 그러나 풍부한 병참 역시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MMF가 휘발성이 강한 자금이고 불태화 역시 언젠가 재개된다고 본다면 현재 풍부해 보이는 병참 역시 믿고 원거리 정벌에 나서기에는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 보인다. 부족한 병참과 사기저하로 스탈린그라드에서는 무려 150만의 독일군이 몰살을 당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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