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의 채권프리즘)주택투자자가 봐야 할 그림

인구구조 변화와 자산배분 ⑥
  • 등록 2006-03-29 오후 2:32:29

    수정 2006-03-29 오후 2:32:29

[이데일리 김경록 칼럼니스트] 1989년 맨큐-웨일은 미국 주택가격이 인구구조 때문에 2007년에 실질기준으로 47% 떨어진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틀렸다. 이는 주택시장의 탄력적인 장기 주택공급, 미국의 이민 인구 유입, 그리고 중장년 연령층들의 중대형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를 간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구 구성의 변화가 주택수요와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인구 구성의 변화가 매우 클 때는 주택수요나 가격도 그 충격파를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의 연재에서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이를 우리나라 주택시장에 적용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연령별 주택 수요 패턴

우리나라의 연령별 주택수요를 맨큐-웨일의 방법에 제기된 비판을 고려하여 김경환(1999)이 추정한 것이 (그림 1)이다. 이것은 1993년 대우 패널 자료와 1998년 국토개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작성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수요는 미국처럼 성인 가구원에 의존하며, 특히 44세~48세에서 가장 높다. 이 연령을 넘어서면 수요가 점진적으로 하락하며, 70대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낮다. 반면에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젊은 연령층에서부터 주택을 수요하며, 36~42세 사이에서 정점을 이루고 이후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다. 한편 일본은 50대 후반에서 정점을 이루고 그 이후는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가 주택수요의 연령층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추정된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청년들의 사회진출이 늦기 때문에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연령도 늦추어진다. 둘째,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모기지 방식의 주택구입보다는 저축을 하여 집을 사기 때문에 주택수요 연령층이 늦추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가계대출이 활발해지고, 또 모기지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연령층은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 주택 재구입과 고급 주택 수요

연령별 주택수요는 언급한 바와 같지만, 연령별로 수요하는 주택의 종류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자료를 대신 살펴 보면, (그림 2)에서 보듯이 젊은 층이 사회에 진입하면서는 주로 주택의 재구입보다는 신규로 주택을 구입하고, 구입하는 주택의 가격도 싼 편이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주택을 재구입하며 구입하는 주택 가격도 젊은 층에 비해 50% 정도는 비싼 편이다.



결국 베이비 붐 세대들의 주택수요는 이들이 사회에 진입할 때 싸고 작은 집을 수요하며, 이들이 중장년층에 이르면 주택을 재구입하게 되는데 이때는 훨씬 비싼 주택을 수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장년층은 소득도 높아지고 또 자녀가 자라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 변화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이런 수요 변화에 따라 주택시장에도 부문별로 각각 다르게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베이비 붐이 사회에 새로이 진입할 때는 소형 주택이, 그리고 이들이 중장년층이 되었을 때는 비싼 중대형 주택 부문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 주택가격 관계

우리나라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수요하는 30~55세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주택가격은 (그림 3)에서 보는 것처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80년대 중반부터 주택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1차적으로 주택수요가 충족되고 또 200만호 건설 등으로 주택공급이 급증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다가 2000년대 이후 다시 급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 연령층의 비중은 2011년에 36.4%로 정점에 달하며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향후 15년 정도는 이 연령층 비중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주택 수요층의 기반은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가지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첫째는 지금까지 30~55세 인구의 비중이 계속 급하게 증가해온 환경이라면, 8년 정도 후에는 이렇게 증가하는 환경이 반대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85년부터 2005년까지 해당 연령층의 인구는 매년 0.5%가 증가했고 인구수로는 약 22만 명씩 증가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해당 연령층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이후 20년 동안 매년 14만 명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85년부터 2005년까지의 환경과 2012년부터 2032년까지의 환경은, 순 증감으로 따지면 30~55세 사이의 인구 증가가 매년 약 36만 명 차이가 있는 것이 된다.

둘째, 연령층을 세분해서 살펴보면 주택가격을 움직인 힘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에 나타난 주택가격 상승은 주로 중장년층의 고급, 대형 아파트 수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그림 4). 또한 이들 연령층은 2000년대 들어서 급증했기 때문에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80년대 중반과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추세는 2015년에 접어들면 급격하게 둔화된다. 즉 30~55세 인구의 비중과 함께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한 중장년층의 주택수요 증가 속도도 2010년을 넘기면서 급하게 줄어드는 것이다.



주택시장은 고래가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게 아직도 플랑크톤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증가속도는 8년 정도 지나면 현저하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이 이를 먼저 반영하여 움직일지 하는 것은 주택 공급 정책 등의 변수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그 시기가 되면 전반적인 주택가격의 상승보다는 선택적인 상승, 양극화 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에게 적합한 주택도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 자료 >
김경환(1999), 인구의 연령구조 변화가 주택수요 및 주택상대가격에 미치는 효과
Dent, H.S. Jr. (2004), The Next Great Bubble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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