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다시 읽기)`헤지펀드의 황제`, 홍콩에 돌아오다

  • 등록 2010-10-28 오후 12:18:00

    수정 2010-10-28 오후 12:18:00

[이데일리 상하이지사] `헤지펀드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조지 소로스의 일거수 일투족은 중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중국 언론들은 소로스 펀드가 다음달 홍콩에 정식으로 지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소로스가 10월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매년 위안화 10% 절상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과연 홍콩에 진출하는 소로스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분석이 한창이다. 소로스는 과연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기로 한 것일까? (편집자주)

◇ 소로스, 13년만에 홍콩으로 돌아오다


조지 소로스(사진)는 1992년 영국 중앙은행과의 파운드화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소로스는 파운드화가 고평가됐다고 보고 대량의 매도포지션을 취했으며 영국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막대한 외환보유고만 낭비한 채 물러서고 말았다. 이때 소로스는 며칠만에 약 1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그런 소로스도 쓴 맛을 본 곳이 있었으니, 바로 홍콩이다. 1998년 8월 소로스 산하의 퀀텀펀드는 외환위기가 막 휩쓸고 지나간 홍콩 달러화와 홍콩 증시를 공격했고 홍콩 정부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홍콩 달러를 방어하기 위해 1180억홍콩달러를 쏟아부으며 본격적인 방어에 나섰다.
 
결국 소로스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홍콩에서 물러났다. 홍콩은 그 전 해인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직후였고, 당시 중국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적극적인 지원도 방어전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최근 소로스가 다시 중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달 초 영국 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매년 위안화 환율의 10% 절상을 소화할 여지가 있다고 한 발언이 시작이다. 이번 주에는 중국 언론들이 소로스가 홍콩에 곧 지점을 개설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홍콩에서 제일 높은 금융센터빌딩(IFC)에 소로스 펀드(Soros Fund Management LLC)의 홍콩지사를 다음 달 정식 설립한다는 것이다.

◇ 90억달러를 홍콩에 투자한다고?

소로스 펀드의 홍콩지점에는 소로스와 함께 일한지 10년이 된 다이지신(戴霽昕) 매니저, 전 타이거 아시아에서 이사로 재임했다가 작년 11월 소로스 펀드에 합류한 제임스 창이 주력 멤버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쟁쟁한 멤버들이 홍콩으로 오는 것보다 중국 언론에서 정작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따로 있다. 중국에서는 소로스가 전체 펀드자산의 3분의 1에 이르는 80억~90억달러를 홍콩에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소로스가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기 위해서 중국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로스가 먼저 홍콩에 거점을 마련한 후, 다른 기관투자가의 QFII(적격 해외기관투자가) 자금을 통해 A주에 투자하거나 우량기업 지분을 인수하고 위안화로 발행된 채권에도 거액을 투자할 것으로 중국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소로스 펀드는 연내 베이징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중국 진출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 소로스, 12년만의 재도전..성패는? 

소로스는 최근 눈에 띄게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올해 5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CEO는 소로스 펀드가 자사 지분을 대량으로 인수, 유통주식 보유주주 중 제3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소로스 펀드는 이번 달 4000만달러를 투자해, 제약업체인 쓰환의약(四環醫藥)의 지분을 획득하기도 했다.

소로스는 지난 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의 축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막대한 외환보유고와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콩의 전문가들은 소로스 펀드의 잇따른 지분 인수를 두고 "홍콩 및 중국에 대한 투자전략을 환율에 대한 투기적 거래 방식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주식 등을 통한 장기 보유전략으로 바꿧다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홍콩 금융관리국(HKMA)의 천더린(陳德霖) 총재는 지난 21일 대규모 자금의 홍콩 유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12년만에 다시 진행되는 소로스의 이번 홍콩 도전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홍콩이 아시아의 금융중심으로서, 중국으로 향하는 핫머니의 본거지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쓴이 김재현: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
email: zorba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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