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 등 관세장벽 철폐에…현대차 동남아 진출 날개

보호무역주의 강화 배격..자유무역 강화
열대과일·음료, 맥주값 하락…日 청주도
한일FTA체결 효과..관세철폐율은 낮아
재계 "미중 통상갈등 상쇄 기대..피해산업 보호도"
  • 등록 2020-11-15 오후 10:00:00

    수정 2020-11-16 오전 8:03:04

문재인 대통령(화면 왼쪽 중앙)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국 정상들은 이날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에 서명했다. 사진은 RCEP 정상회의‘서 연설하는 베트남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이명철 배진솔 기자] 한·중·일을 포함해 아세안,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최종 서명되면서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 출범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리스크를 최소화할 통상 플랫폼이 마련된 것이다.

거대 시장인 인도가 대중 무역적자 확대 등을 이유로 최종 서명에서 빠지긴 했지만, RCEP국가만으로도 전세계 경제 30%를 차지할 정도로 광활할 만큼 우리나라로서는 신남방정책에 보다 속도를 내면서 경제 영토를 넓힐 기회가 얻게 됐다.

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은 수혜를 입고, 국민들은 아시아 맥주, 파인애플음료 등을 싸게 마실 수 있게 된다. 쌀, 마늘, 양파 등 민감품목은 양허대상에서 제외돼 농민 피해 우려를 최소화했다.

◇韓 자동차·섬유·기계부품 등서 수혜 기대


당초 RCEP 시장개방과 관련해 자국 시장 보호를 우선하는 중국, 아세안 국가와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를 추구하는 일본·호주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 오랜 논의 끝에 회원국들은 큰 틀에서 아·태지역 최대 자유무역 경제권을 만들자는 목표를 우선시하고 민감품목은 최대한 제외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했다.

품목 관세자유화율은 나라별로 최소 91.9% 최대 94.5% 수준이다. 기존 한-아세안 FTA(79.1~89.4%) 대비 높은 수준의 관세 철폐다. 하지만 한국이 이미 체결한 양자 FTA의 자유화 수준(98~100%),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95~100%)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15개국간 대규모 다자협정을 만들다보니 자유화율은 FTA보다 낮을 수 있다”면서도 “기업들은 자기 사업에 유리한 협정을 골라 관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등 핵심품목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부품, 의료위생용품 등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부품의 경우 인도네시아(0~40%), 필리핀(1~10%), 태국(10%) 등에서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공장은 내년부터 가동되는데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부품 관세가 사라지면서 완성차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철강품목 역시 봉강·형광(5%), 철강관(20%), 도금강판(10%) 등도 앞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자동차와 건설, 기계 등 분야에서 RCEP체결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열대과일, 음료 관세 낮추고, 맥주관세 없애기로

상대적 열위인 농·수산분야도 지킬 건 지키면서 시장을 개방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핵심 민감 품목인 쌀, 마늘, 양파, 고추, 사과, 배, 명태를 비롯해 수입액이 큰 주요 품목인 바나나, 파인애플, 새우, 오징어, 돔, 방어 등은 시장 개방을 피했다. 농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반면 정부는 아세안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체다치즈·키위 등 4개 품목은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열대과일과 음료 분야 역시 시장이 개방된다. 두리안(45%), 파파야(30%), 구아바(30%), 망고스틴(30%), 레몬(30%) 등의 관세가 10년 후에 사라져 국내 소비자들이 싼값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음료는 맥주(30%)의 관세도 15~20년안에 ‘제로’가 되고 파인애플주스(50%) 관세 역시 10년 후에 사라진다. 싱가포르가 원산지인 ‘타이거맥주’, 필리핀이 원산지인 ‘돌’ 파인애플 주스 등을 싸게 먹을 수 있게 된다.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쌀이나 사과 같은 민감품목은 (협약) 상대방 국가가 14곳이나 되기 때문에 개방되면 피해가 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개방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RCEP으로 우리나라는 일본과 FTA를 맺는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양국간 철폐수준은 품목기준으로 83%으로 낮은 자유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자동차, 기계 등 민감 품목의 시장 개방은 제외했다.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청주의 수입 관세(15%)는 15년 후, 맥주(30%)는 20년 후 철폐키로 했다. 대신 일본이 우리나라 기업에 부과했던 소주 관세(16%), 막걸리관세(ℓ당 42.4엔)도 20년후에 철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 소재·부품·장비업체 육성도 중요해 10~15년 이상 장기 철폐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달았다”고 말했다.

재계, RCEP 환영하면서도 복잡한 속내도

재계는 RCEP를 활용해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기업들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RCEP 등 다자간 무역 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통해 대외 무역환경 악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 악화 영향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RCEP이 수출 기업들에는 호재가 되겠지만, 내수 기업들에는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져 동남아와 중국에서 공산품이 싼 값에 들어오면 경쟁력이 약한 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전반적인 무역 환경을 개선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훨씬 더 많은 요인들을 검토해야 하겠지만, 수출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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