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씨족 부락마을, 고성 왕곡마을

  • 등록 2009-03-04 오후 4:13:00

    수정 2009-03-04 오후 4:13:00

[경향닷컴 제공] 타임머신을 타고 600년 전으로 타이머를 맞춘다. 전통가옥이 고즈넉하게 들어선 왕곡마을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하다. 항아리굴뚝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에는 마을을 지켜 온 함씨와 최씨 가문의 뚝심이 풍겨 나온다.

“길지 중의 길지야. 몇 백 년 동안 전란과 화마가 피해간 마을이거든.”

600년 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곡마을. 비결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왕곡마을은 하늘에서 보면 영락없는 배의 모습이다. 유선형 배가 동해바다로부터 송지호를 거쳐 마을로 들어섰다. 오음산이라 불리는 5개의 봉우리는 겹치듯이 마을을 감싸 안았다. 방주모습의 지형은 외기가 틈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왕곡마을] 길지 중의 길지 오음산이라 불리는 5개의 봉우리가 겹치듯이 왕곡마을을 감싸 안았다. 동해바다로부터 송지호를 거쳐 마을로 들어선 방주모습의 지형은 외기가 틈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마을은 조선왕조 건국에 반대한 고려충신 함부열이 은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강릉 최씨가 들어오면서 마을은 최씨와 함씨의 집성촌이 됐다. 그러다 보니 고성왕곡마을보존회 회장부터 사무국장, 마을 주민까지 서로서로 가족이고 사촌이자 친척이다.

조선왕조를 훌쩍 넘어버린 씨족마을의 집은 19세기 지어진 북방식 전통가옥 모습 그대로다. 20여 채의 ‘ㄱ자’형 기와집은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건물 안에 나란히 배치돼 있다. 마구간을 덧붙인 부엌은 추운 산간지방의 겨울을 나는 노하우다. 30여채나 되는 초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가집이 밀집 보존돼 있는 곳이다.

최근 왕곡마을 전통가옥은 수세식화장실과 기름보일러를 갖춘 집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진흙과 기와를 쌓고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 놓은 굴뚝에서는 여전히 따스한 연기가 올라온다. 나무로 아궁이를 지펴 음식과 난방을 하는 집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항아리를 통해 나온 열기는 집 내부로 들어오지 않아 초가집을 안전하게 지킨다.

왕곡마을은 보존 가치 때문에 외지인에게는 집을 팔 수가 없다. 빈 집들은 정부가 매입해 전통생활체험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반 민속촌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을을 고스란히 지켜낸 몇 백년 뚝심이 왕곡마을의 힘이기 때문이다.

고성 함정균 가옥   19세기 건축된 북방식 전통 가옥 함경도형 온돌 중심의 겹집 형태로 19세기에 지어졌다. 강릉 함씨 21대 손이 여전히 이 집에서 살고 있다. 건축학도들이 전통가옥을 공부하기 위해 찾아오면 여지없이 방 한켠을 내준다.
디딜방아   왕곡마을 전통체험 함정균 가옥 마당에는 디딜방아가 설치돼 있어 옛 방식 그대로 곡식 빻기를 경험할 수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전통민속체험축제에서는 깃대싸움놀이, 외나무다리 건너기놀이, 재래식 정미소 체험 등이 열린다.
부엌과 외양간   긴 겨울을 나는 지혜 마구간을 덧붙인 부엌은 추운 산간지방의 겨울을 나는 노하우다.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 외양간이 한 건물 안에 있는 것이 전통식 북방가옥의 특징이다.
항아리굴뚝   초가를 지키는 지혜 30여채의 초가를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었던 비법은 항아리굴뚝에 숨어 있다. 진흙과 기와를 한 켜씩 쌓아 올리고 항아리를 엎어 놓은 굴뚝은 집 내부로 열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초가에 불이 옮겨 붙는 것을 방지한 왕곡마을 선조의 지혜다.
함희석 효자비   효자마을의 자존심 1869년 함희석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병환으로 몸져누운 부모를 위해 직접 바다를 헤엄쳐 고기를 잡아 봉양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왕곡마을에는 강릉 함씨 가문 6명의 효자를 기리기 위해 ‘강릉 함씨 4세 효자각’이 세워져 있다.



숙박/
고성왕곡마을보존회 ‘ㄱ자’형 북방식 전통가옥에서 묵을 수 있다. 전통생활체험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033-631-2120

맛집/
오봉식당 왕곡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막국수와 추어탕, 토종닭이 주메뉴다. 033-633-9238
왕곡식당 왕곡마을 안쪽에 있다. 순메밀국수와 토종닭을 맛볼 수 있다. 033-632-0358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대관령 터널을 지나 현남톨게이트에서 나온다. 속초를 거쳐 송지호해수욕장를 지나 공현진교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한다. 1.3km정도 들어서면 왕곡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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