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최악`..물가관리 초비상

누적된 유가부담..최근 13월중 12개월 상승
농림수산품 출하 부족에 서비스요금 인상 겹쳐 `급등`
  • 등록 2004-08-05 오후 2:58:43

    수정 2004-08-05 오후 2:58:43

[edaily 강종구기자]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폭등에 영향받아 생산자물가가 또다시 급등했다. 하반기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물론 내년 물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국제유가는 연일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초고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국으로서는 뛰는 물가를 잡을 방법조차 찾지 못한 채 마냥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 환란이후 최대폭 상승..`채소`부터 `서비스`까지 전천후 상승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7.0% 상승했다. 외환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1998년 11월 이후 최대폭이다. 바로 전달에 6.8% 상승한 기록을 한달만에 갈아치웠다. 1년전보다 7.0% 올랐다는 단순한 수치보다 물가상승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두렵다. 물가는 지난해 7월부터 거의 매달 올랐다. 11개월 연속 상승퍼레이드를 벌이더니 6월 0.1% 하락해 한숨 돌리는가 했으나 7월에 다시 0.4% 오르며 재가동을 시작했다. 7월 물가불안의 주범은 농림수산품 가격이다. 장마와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 출하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바람에 가격이 한달동안에만 무려 3.6% 올랐다. 특히 채소류 값이 폭등했다. 도매시장 경매 낙찰가격의 경우 호박은 한달전보다 85%, 무는 91% 올랐고 배추값은 배 이상 뛰었다. 상추는 한달전 1000원을 주면 샀을 물량을 3240원을 줘야 할 정도로 올랐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앙등을 거들었다. 공공요금이 오르자 각종 서비스가격이 전월대비 0.5% 덩달아 오른 것. 특히 그동안 오른 유가 때문에 운송서비스 요금이 대폭 올랐다. 시내버스나 전철요금은 생산자물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시외버스료가 12.7% 올랐고 고속버스료도 9% 상승했다. 국내항공여객료는 19.6%, 국제항공여객료는 10.6% 상승했다. 외항화물운임도 6% 뛰었다. 직원을 국내외 출장 보내거나 제품을 수출 또는 배달하는 비용이 그만큼 비싸진 셈이다. 비중이 가장 높은 공산품 가격도 1년전보다 8.5% 상승했다. 4월 5.8%, 5월 7.9%, 6월 8.4% 등 갈수록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매달 공장도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달 공산품 인상폭은 두달 연속 0.1%에 그쳐 4~5월 0.7~0.9%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그러나 그 배경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가격하락이어서 오히려 씁쓸하다. TFT-LCD는 한달동안 8.6% 내렸고 이동통신단말기는 3.5%, D램가격은 4.7% 하락했다. 비수기로 수요가 줄어든데다 경쟁까지 심해져 가격할인이 불가피했다. ◇ 누적된 부담으로 `예고`된 급등..국제유가 `속수무책` 생산자물가 급등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유가와 원자재값이 워낙 많이 올라 채산성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정도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기업들이 감내할 정도는 됐다. 원재료가격이 1년전보다 10%, 중간재가격이 5% 넘게 올랐지만 최종재 가격을 2%밖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4월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원재료값은 지난 5월 1년전보다 30% 폭등했다. 중간재값 상승률도 6월에 11%를 넘어섰다. 이때부터 기업들도 제품값을 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6월에 주춤했던 국제유가가 지난달부터 다시 급등해 석유류를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했다. 정부도 공공요금을 올려 서비스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더구나 물가상승의 원인을 알면서도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국제유가가 가장 큰 위험요소지만 세계적으로 정해지는 가격이라 정부나 한국은행으로서도 속수무책이다. 특히 향후 유가 추이를 예상조차 하기 힘들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9월 이후 출하가 본격적으로 되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재값도 상반기 물가에 충격을 줬던 고철이나 비철금속가격이 어느정도 안정돼 더 이상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비스물가도 정부선에서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문제는 국제유가"라고 단정하고 "두바이유 기준으로 하반기 유가는 배럴당 30~35달러선일 것이란게 국제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고 말했다. 두바이유는 4일 현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37달러를 넘어섰다. 이 관계자는 또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까지 갈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며 "이 경우 유가 영향이 큰 석유류, 화학제품, 플라스틱 등 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소비자물가 상승압박 심할 듯..물가관리 `초비상` 생산자물가가 크게 오를 수록 불안해 지는 것이 소비자물가다. 소비자물가는 그동안 유가와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인상 때문에 크게 올랐지만 이런 계절적 요인이 가신다고 해도 생산자물가가 너무 오르면 결국 소매물가도 오를 수 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은 소비가 워낙 부진해 기업들이 공장도가격을 올려도 소매업체들이 이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산자 가격이 너무 오르면 소매업체들도 소비자가격을 올려야 할 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박승 한은 총재의 말을 되새겨 보자. "이대로 가면 최악의 경우 올해 생산자물가가 4%까지 갈지도 모른다"며 "아직은 칼을 뽑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생산자물가는 1~7월까지 벌써 5.4% 상승했다. 최악 수준이라던 4%를 훌쩍 뛰어 넘었고 하반기에도 안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대대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소비가 조금 살아나 내수가 기지개를 편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이 경우 혹독한 `물가홍역`이 다시 한번 경제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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