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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두 정상이 다시 만난 것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122일만이다. 북미 두 정상은 하노이에서 열린 회담에서 공동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뒤, 회담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한동안 대화 교착 상태를 이어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지난 4월 시정연설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못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도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사일 도발로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이어 5월 4일에는 북한 원산 호도반도에서, 같은 달 9일에는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작은 무기들’이라고 지칭해 의미를 축소하며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같은 대화 무드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 깜짝 남북미 정상간 회동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한미 모두 이에 대해 “계획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동은 직전까지 양측 실무팀이 조율을 계속할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졌다. 최 부상의 요청에, 미국은 뉴욕 등 북한과의 연락 채널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제안했고 29일 저녁 판문점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 부상이 만났다.이후에도 북미는 개성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통해 정상 회동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경호 문제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며 “우리가 훌륭한 관계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