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청탁 혐의' 유재수 내주 첫 재판…친동생 입에 쏠린 눈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금융위원회 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정식 공판이 임박했다. 유 전 부시장 측이 “개인적으로 친해서 받은 것”이라며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부인하는 만큼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사진=뉴시스)

동생 취업 청탁했나…1차 공판때 증인으로 출석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손주철)는 다음달 3일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부정청탁및금품수수금지에관한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유 전 부시장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앞선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2차례 공판준비기일에 유 전 부시장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1차 공판기일엔 피고인 출석이 의무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하던 2016년쯤부터 건설회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창업투자 자문사, 채권추심업체 등 직무 관련성이 높은 관계자 4명에게 총 4950만원 가량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1차 공판에선 ‘동생 취업 청탁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 관계자인 유 전 부시장의 동생 유모씨와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대표인 최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한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1월쯤 최씨에게 동생의 이력서를 건네주며 취업시켜달라고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모씨가 다음날 최씨 회사의 경영지원팀 차장으로 채용돼 2년 동안 1억5000여만원의 급여를 받았다며 이를 제3자 뇌물로 봤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이와 관련 단순히 동생 취업을 알아봐줄 수 있겠냐는 정도로는 뇌물수수가 성립할 수 없으며 구체적으로 특정된 직무를 청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친해서 받았다”는 유재수, 직무관련성·대가성 입증이 핵심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여부가 재판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유 전 부시장 측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뇌물이 아니라 사적인 친분관계에 의한 수수”라며 부인했다. 경제적 이익이나 금전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었기 때문에 뇌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자산운용사로부터 두 차례 아들의 인턴십 기회는 제공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평소 가족처럼 지내던 개인적 친분 관계에서 비롯됐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책값 강매와 오피스텔 월세 및 관리비, 골프텔 무료이용 등의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이익을 수수한 건 맞지만,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으며 친해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뇌물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또 혐의 중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