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마음대로 재산처분 가능한가요?"…법원, 안내 영상 공개

후견 급증에도 후견제 인식 부족해 피해 반복
후견인 재산관리·사무보고서 법적 의무 소개
  • 등록 2021-12-30 오전 11:34:29

    수정 2021-12-30 오전 11:34:29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얼마 전 이경미(가명)씨는 법원으로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후견인으로 선임됐다. 이씨는 곧바로 어머니 예금계좌의 돈을 인출하러 은행에 갔다. 그리고 그동안 모자랐던 어머니 병원비와 간병비에 충당하려고 어머니 명의 부동산을 팔려고 중개사무소에 문의했다.

그러나 이씨에게 아직 권한이 없다는 뜻밖의 답변을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몇 달 후 법원으로부터 기일에 출석하라는 소환장도 받았다. 후견인으로 선임되면 불편했던 어머니 재산관리 등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무슨 절차가 이리 번거롭고 복잡한지 이씨는 이제라도 후견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


후견제도는 피후견인 인권과 복리를 보호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재산과 신상보호 관리의 사무를 맡은 후견인에게는 후견사무를 수행할 의무가 부과되고 그 과정에서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매년 법원에 성년후견을 신청하는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후견제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부족한 상태다. 정신적 제약이 있는 고령자나 장애인이라도 가족이나 친지 등에 의해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면 후견제도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씨 사례처럼 후견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일시적 필요에 의해 신청했다가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심지어 후견을 그만두고 싶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돌봄 가능한 경우 후견 필요 없지만…무작정 신청 사례증가

서울가정법원은 이 같은 후견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성년후견사건 후견인 후보자를 위한 안내 동영상 ‘후견 이것만은 알고 시작해요’를 제작해 대법원 유튜브 채널과 서울가정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안내 동영상은 후견제도를 이용하려는 후견인 후보자들에게 후견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피후견인 이익을 보장하고 성년후견제도를 수요자 관점에서 보다 내실화하고자 마련됐다.

안내 영상은 KBS 정세진 아나운서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출연해 후견업무를 담당하는 서울가정법원 판사와 질의·응답의 형식을 통해 후견제도에 대해 친절히 설명한다. 후견제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후견제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견제도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피후견인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은 이씨 사례를 통해 후견인의 역할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선 후견인은 후견사무 흐름을 파악하고 후견사무를 수행하며 피후견인 복리와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씨의 경우 후견인 선임 후 곧바로 은행에서 어머니(피후견인) 돈을 인출할 수 없다. 선임 후 2개월 내에 어머니 재산을 파악해 법원에 재산목록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후에야 인출이 가능하다. 피후견인 재산은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 등을 통해 후견인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재산목록보고서 법원 제출 후에야 인출 가능

이씨가 매년 후견사무보고서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후견사무보고서는 피후견인(어머니)의 재산 사용 내역, 신상 변화 등을 충실히 적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으로부터 기일 소환장을 받을 수도 있다.

아울러 후견인은 피후견인 격리, 중대한 의료행위, 거주하는 부동산 처분 등과 후견개시 심판문에 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기재한 사항 등은 반드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씨가 후견이라고 해서 어머니의 모든 행위를 대리할 수 없는 것이다. 어머니 부동산 처분, 대출, 예금인출한도를 초과한 예금인출, 소송행위 등은 특별히 법원으로부터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고, 법원 허가 후에도 매매대금은 이씨 계좌가 아닌 어머니 계좌로 받아야 한다.

한번 후견이 개시되면 후견인이나 가족들 마음대로 후견을 종료할 수 없고 피후견인이 사망하는 등 후견사유가 없어진 때에만 종료된다. 지방자치단체나 금융기관에서도 후견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특정 업무 처리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후견인 선임을 받아오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후견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한 채 특정 업무 처리만을 위해 후견 신청을 하고 후견인으로서의 사무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후견인 재산목록보고서 미제출 비율은 13.3%, 지연 제출도 21.3%에 달했다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 후견제도 안내 영상 ‘후견 이것만은 알고 시작해요’ 접속 QR코드. (자료=서울가정법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