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제에 옷 벗는 김창룡 경찰청장, “현 시점 사임 최선”

27일 경찰청에서 '사의 표명 입장' 직접 밝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못 채우고 물러나
행안부, 경찰 통제안 발표하자 '반발', '우려' 뜻
"최적 방안 도출 못해 송구", "경찰제도 근간 변화"
  • 등록 2022-06-27 오후 12:03:10

    수정 2022-06-27 오후 12:25:0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과 관련한 방안 발표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 경찰청장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며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입장문을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
행안부가 이날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 권고를 수용한다며 경찰 통제 조직 구성을 공식화하자 이에 반발해 직을 내 던지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 입장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아주 중대한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해 질타하면서 경찰 조직이 궁지에 몰린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7월 제22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 달 23일 만료될 예정이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직 안팎으로 ‘용퇴론’이 불거지자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그동안 계속된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 훼손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경찰 통제방안을 강행하겠다는 행안부의 결정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의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국민을 위한 경찰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 어린 열정을 보여준 경찰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와 함께 그러한 염원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경찰은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위원회가 발표한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반박하며,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경찰의 노동조합격인 전국 시·도 경찰직장협의회를 비롯해 일선 경찰관들의 집단 반발도 이어졌다.

김 청장은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현행 경찰법 체계는 그러한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으로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된 치안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을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청장은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폭넓은 의견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차기 경찰청장을 비롯해 새롭게 구성될 경찰 지휘부에 ‘국민’을 위한 경찰 제도 마련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 청장은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새로이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청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이번 과정을 거쳐 경찰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로 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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