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장바구니]새우라고 다 같은 새우가 아니다

'새우계의 작은 로브스터' 부채새우
달달한 과즙미 홍새우와 '찰떡궁합'
  • 등록 2018-02-10 오후 2:00:00

    수정 2018-02-10 오후 2:00:00

부채새우 찜(앞모습). 찐 후 가위로 몸통을 반(세로)으로 잘라 먹는다. (이하 사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새우는 흔하다. 젓갈부터 국, 찌개, 초밥 등 온갖 음식에 들어간다. 횟집에서 다른 걸 시켜도 밑반찬으로 딸려 나온다. 그렇다보니 과소평가되기 일쑤다. 바닷가재(로브스터), 대게에 열광하는 사람도 친척뻘 새우에는 심드렁하다.

그러나 새우라고 다 같은 새우가 아니다. 새우에도 2500여 종이 있다. 지난주 ‘이색 새우파티’를 열고 새 먹거리를 발굴해봤다.

새우의 고정관념을 깨려면 ‘부채새우’ 만한 게 없다. 경남 사천시 삼천포에서 지난주 산지 직송했다. 1㎏에 3만5000원. ‘새우계의 작은 로브스터’로도 불리는 이 녀석은 생김새부터가 압도적이다. 작은 가재 같다. 교과서에서 본 멸종동물 삼엽충도 닮았다. 이름도 모양이 부채처럼 펼쳐졌다고 해서 붙여졌다. 길이 15~23㎝로 펼친 손바닥 크기다. 껍질이 단단하고 두텁다.

부채새우 찜(뒷모습). 찐 후 가위로 몸통을 반(세로)으로 잘라 먹는다.


모양은 다르지만 엄연한 새우다. 갑각류 십각목 꼬마매미새우과에 속한다. 학명은 ‘이바쿠스 실리아투스(Ibacus ciliatus)’. 태평양 연안 약 100m 아래 모래·진흙 바닥에 산다. 저인망 끌그물에 걸려 올라온다고 한다. 주로 한국과 일본, 동남아 연안에서 잡힌다. 우리나라에선 남해안과 제주에서 잡는다. 먹이나 산란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생소한 편이다. 일본에선 산란기가 10월 전후로 알려져 있다.

보통 삶아먹는다. 삶은 후 몸통을 세로로 자르면 쉽게 살을 발라먹을 수 있다. 다만, 껍질이 단단하다. 가위가 필수다. 일본에선 더 다양한 방식으로 먹는다. 회로도 많이 먹지만 식감을 제대로 즐기기엔 삶는 게 좀 더 나아보였다. 식감이 두툼하다. 그냥 새우보다는 로브스터에 가깝다. 맛있다. 생김새에 한 번 놀라고 맛에 두 번 놀랐다. 식성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로브스터나 대게보다 맛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참고로 새우 중 로브스터에 더 가까운 녀석도 있다. 닭새우다. 크기나 생김새 모두 바닷가재와 꼭 닮았다. 집게발이 없을 뿐이다. 태국이나 발리 등 동남아에서 파는 로브스터는 사실 대부분 닭새우다. 우리나라에선 개채 수가 적어 귀하다. 다만, 맛은 로브스터가 역시 한수 위라는 평가다.

부채새우 찜. 찐 후 가위로 몸통을 반(세로)으로 잘라 먹는다.


부채새우 찜에 홍새우(단새우) 회를 곁들였다. 부채새우는 크기와 비교해 먹을 게 적다. 넉넉히 사거나 다른 걸 곁들이는 게 좋다. 1㎏에 1만6000원에 한국 주산지인 동해에서 직송했다. 빨간 색이라고 해서 홍새우, 단맛이 많다고 해서 단새우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북쪽분홍새우다. 도화새우과에 속한다. 학명은 ‘판달루스 에오우스(Pandalus eous)’. 생김새는 보통 새우와 비슷하지만 좀 더 호리호리하고 빨갛다.

과연 이름처럼 달다. 다른 새우와는 비교 불가다. 즙도 풍부하다. 작지만 살이 꽉 차 있다. 찬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다른 새우보다 성장이 느리고 그만크 살의 풍미와 질감이 좋아진다고 한다. 보통 단새우 초밥으로 접하고 다양한 조리 방식이 있지만 그냥 회로 먹어도 참 맛있었다. 특히 요새가 산란기(2~3월)라 그런지 알도 많이 배 있었다. 특이한 건 배 아래 있기도 하고 머리에 있기도 하다. 여기에 새우와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인 ‘새우탕’을 곁들였다. 달고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담백한 부채새우와 달달한 홍새우, 얼큰한 새우탕의 조화는 일품이었다. 조리가 간단해 더 마음에 들었다. 성공적인 새우의 재발견이었다.

홍새우(단새우) 회. 왼쪽 위는 조개새우 회다.
새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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