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쓰러진 거목..시장의 버팀목은

  • 등록 2001-03-22 오후 6:48:27

    수정 2001-03-22 오후 6:48:27

[edaily] 재계의 큰 별이 졌다. 운명을 달리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고인이 된 정 전 명예회장은 한국경제 발전에 커다란 공을 세운 거인이었다. 옛 어른들은 작은 부자는 노력하면 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했다. 정 전 명예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하늘이 내린 부자였다. 하지만 단순히 큰 부자는 아니였다. 재계의 선구자요, 거목이었다. 그러나 생노병사는 누구도 비켜갈수 없는 일이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돌아 가는게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순리를 역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주식시장에는 부자를 꿈꾸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부자가 되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하늘을 만나고, 순리를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증시에서 "하늘"과 "순리"는 무엇일까.아마도 대세흐름을 따르는 일이 "하늘"이요,"순리"가 아닌가 싶다. 공수래, 공수래(空手來, 空手巨)는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돈을 들고 왔다가(滿手來), 원금에 수익률까지 쥐고 나갈(滿手去)수 있고, 반대로 빈손으로 떠날(空手去)수도 있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대세흐름을 잘 파악하는 투자자는 전자가 될 확률이 높고, 그렇지 못한 투자자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려울 땐 현상유지도 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계는 거목을 잃었지만 주식시장도 지주목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주도주가 없고, 주도세력도 없다. 증시를 둘러싼 거시경제적 환경도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버팀목이 필요한데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형국이다. 우선 22일의 시황을 살펴보고 주목할 변수를 짚어보자. ◇거래소 520선/ 코스닥 70선 턱걸이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5.54포인트(1.04%) 떨어진 527.05포인트를 기록하며 520선대로 내려 앉았다. 미세 반등 하루만에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일교차도 8포인트에 그칠 만큼 시장흐름은 밋밋했다. 거래량은 다소 늘어난 3억9천만주를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징검다리 장세흐름을 깨고 연이틀 하락세를 보였다. 전일 보다 0.63포인트(0.88%) 하락한 70.64포인트로 엿새만에 71포인트를 깨고 내려섰다. 70선의 지지여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선물지수 역시 0.95포인트(1.42%) 하락한 65.7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선물지수는 직전저점인 지난 13일의 65.80포인트를 하향 돌파한 것이고, 지난 1월 3일(64.95P)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날 사상최대 규모인 6322계약을 매도하면서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거래소 삼성전자가 관건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지수하락을 견제했다. 낙폭을 좁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5500원(2.84%)이 오른 19만9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SK텔레콤은 3500원(1.49%)이 하락한 19만9000원으로 마감, 삼성전자와 같은 주가수준을 보였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철 등도 1.54~6.35%의 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30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는데, 삼성전자는 무려 7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의 삼성전자만 사들인 모양세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델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이외에 현대증권(64억원), 삼성SDI(31억원), 대우조선(42억원) 등이고, 나머지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매수규모는 극히 미약한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애정공세가 지속될 경우 지수는 520선을 지켜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자칫 개별종목이 흔들리면서 시장이 골병드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로 인한 지수착시 현상도 염두해 볼 일이다. ◇코스닥 지수 완전 역배열 임박 코스닥시장은 23일 지수 20일선이 60일선을 위에서 밑으로 꿰뚫는 중기 데드크로스의 발생과 함께 장단기 지수 이평선이 완전 역배열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20일 이평선(74.34P)과 60일 이평선(74.17P)간의 지수 차이는 0.17P. 그러나 최근 20일선이 하루 평균 0.7~0.8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있는 반면, 60일선은 상향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23일 중기 데드크로스의 발생이 확실시 된다. 코스닥지수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경우 5일선(71.19P)을 비롯 20일, 60일, 120일선(76.41P) 등 장단기 지수 이동평균선도 단기선일수록 지수가 중장기선 지수를 밑도는 완전 역배열 상태를 만들게 된다. 코스닥지수의 완전 역배열 상황 발생과 관련 증권업계의 한 시황분석가는 "이미 기술적으론 추세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새로운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분석가는 "지수의 역배열은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높여 주고, 연초 유동성 장세의 종료 신호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담스러운 조짐이다. ◇호재 보다 악재가 많은 형국 호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주도주와 매수주체가 없다. 광우병/구제역 수혜주 등이 테마를 형성하고 있지만 시장을 견인할 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하다. 반도체/통신주에 대한 외국인의 애정공세가 그나마 위안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악재뿐이다. 미국증시를 필두로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동반하락하고 있다. 각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경기의 침체국면을 우려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진념 재경부장관은 우리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없다고 했고, 일본의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도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러/원 환율도 13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318.6원으로 마감했다. 환율 민감주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가운데 하나인 한국전력이 29개월만에 2만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도 주목할 일이다. 외국인은 이날 한전을 187억원어치 순매도해 가장 많이 처분했다. 실패한 의약분업과 미흡한 구조조정 등 정책에 대한 불신도 시장에는 걸림돌이다. 연기금펀드에 의존한 수요정책과 증시상황을 고려치 않은 가운데 직접금융 조달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이상한 공급정책 등도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워주고 있다. 재료가 없으면 주식값이 싸다는 공감대라도 형성돼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의 버팀목은 물리적인 수단뿐만이 아니라 공감대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그 과정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무너진 추세선과 꼬여 있는 수급구조를 감안하면 나설 때가 아닌 상황이다. 종목별 대응을 하더라도 투자대상 종목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 기지개를 펴려면 시간이 보약인 상황이 아닌가 싶다. 버팀목의 출현을 기다려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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