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악화로 대기업이 은행 대출로 몰리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 금리가 껑충 뛰어 4% 중반 수준으로 높아졌다. 대출금리 상승에 비해 수신금리 상승폭이 낮아져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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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는 0.23%포인트 오른 4.76%를 기록, 2013년 1월(4.84%)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4.35%, 일반 신용대출은 6.24%로 전월보다 각각 0.19%포인트, 0.33%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 5년물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8월 중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 대출금리 수준이 변동형 대출금리 수준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데다 향후 금리상승 지속 기대로 인해 고정대출 금리를 더 선호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씨티은행 대환대출 관련 취급이 축소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상승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4.46%로 0.34%포인트나 올라 가계대출 오름폭보다 더 커졌다. 2014년 7월(4.54%)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0.39%포인트 상승, 4.23%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 악화로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더 높일 여력이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대출은 0.29%포인트 상승한 4.65%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가 지표 금리 상승으로 크게 뛴 데 반해 저축성 수신금리는 2.98%로 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도 0.09%포인트 올라 2.91%를 기록했다. 시장형 금융상품은 3.23%로 0.05%포인트 올랐다.
대출 금리 상승폭에 비해 예금 금리가 더 크게 오른 이유에 대해 한은은 기준금리가 8월말 인상되면서 은행들이 뒤늦게 예금, 적금 금리를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대출금리 중 변동성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 금리는 전달에 공시된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7월 코픽스 금리가 0.52%포인트 큰 폭 오른 것에 영향을 받는다”며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큰 폭 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비은행 금융기관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전월비 상승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가 0.21%포인트 오른 반면 대출금리는 0.09%포인트 상승해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고금리 대출 취급 축소 등으로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