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특히 환기구에 의한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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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재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가 나온 해당 동은 268세대 500여명이 거주 중이다. 특히 전날 확진자가 나온 5가구는 한 라인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로구는 아파트 화장실 환기구와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 거주자들은 이제는 집에 있기도 불안하다며 입을 모았다.
재택근무 중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우리나라 사람들 대다수가 아파트 같은 구조에서 사는데 많은 사람이 집에만 있어도 코로나 집단감염 위험에 놓여 있는 것 아니냐”라며 “환기구를 통해 감염된라면 정말 저주스러운 바이러스다”라고 혀를 찼다. 박씨는 “자가격리자나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는 전부 안전하지 않다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도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남편과 재택근무 중이라는 A씨는 “종일 재택으로 집에 같이 붙어 있는데 환기구 감염 가능성이 있다 하니 코로나가 코 앞에 있는 느낌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아이를 키우는 B씨는 “전파력이 얼마나 대단하면 이제 화장실 환기구까지 막아야 되는가”라며 “원인이 환기구가 맞다면 집도 더이상 안전한 게 아니다”라고 우려를 비쳤다.
“환기구 감염 가능성 높지 않아…엘리베이터 마스크 착용 필수”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에 의정부 주공 아파트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나오긴 했었는데 엘리베이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었고 이번 구로구 건은 일단 역학조사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라며 “각 가구의 환기구 구조가 연결돼 있는지 구조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환기구를 통한 감염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제기된 건데 근거를 찾으려면 환자가 발생한 가정과 2차 감염된 가정 간 환기구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또 환자들의 동선 공통점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현재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과 관련해 환기구와 엘리베이터 등에서 환경 검체 채취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방역 관계자는 “승강기 내 전파 가능성 때문에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