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가 없어졌는데” 조은결 부모 오열…버스기사 ‘징역 6년’

  • 등록 2023-09-14 오후 12:46:53

    수정 2023-09-14 오후 12:46:53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우회전 정지 신호를 위반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조은결(8)군을 치어 숨지게 한 버스기사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수원 스쿨존 사고’ 조은결 군 발인 엄수 (사진=연합뉴스 )
14일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황인성)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55)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노선을 3년 이상 운행했고, 사고 지점에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어린이보호구역이고, 평소 초등학생 통행이 잦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며 “이 사고는 신호를 준수하고,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중지했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만)7세 어린이가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고, 부모와 유족이 입은 충격과 고통의 크기,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며 “대낮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수 있다는 공포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고,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의 피해도 적지 않다. 이 사건 범죄에 대해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함으로써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게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유족과 피고인 모두 형량이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라며 “피고인이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인 점, 동종 사건의 양형 등을 참작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은결이가 하늘에서 편안하길 기원하고, 유가족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조군의 유족들은 판결 직후 “이게 뭐라고 6년이…애기가 없어졌는데”라며 오열했다. 조군의 아버지는 지난 공판에서 “이 사고를 계기로 아이들이 안전해졌으면 좋겠다”며 A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5월 10일 낮 12시 30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 사거리에서 시내버스를 몰고 우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조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고 당시 우회전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켜져있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보통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위법성이 중한 가중요소를 고려하면, 징역 4~8년의 양형이 권고된다.

지난 공판 최후 진술에서 A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죄를 지었고 제 실수로 아직 피지도 못한 어린 생명을 앗아갔다”며 “한 가정의 행복을 빼앗았는데 어떻게 용서를 빌지 모르겠고 진심으로 죄송스럽고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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