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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주홍글씨 될라… ‘선당후사’에도 ‘탈당권유’ 저항한 까닭

권익위 발표에 ‘극약처방’ 내린 宋 결단 놓고 거센 저항
“다소 과한 결정” vs “당사자에 미안하나 옳은 판단”
‘정치 생명’ 타격 받을라, 지역구 초·재선 강한 압박
  • 등록 2021-06-14 오전 11:00:05

    수정 2021-06-15 오전 8:25:47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탈당할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발표한 부동산 관련 위법 의혹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의원의 말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불거진 소속 의원 12명 전원에게 ‘자진탈당’(비례대표 윤미향·양이원영 출당)을 권유한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다. 당 지도부가 “의혹이 해명되면 복당시키겠다”고 회유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개인적인 명예 뿐만 아니라 ‘정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 탓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불거진 소속 의원 12명 전원에게 ‘자진탈당’(비례대표 윤미향·양이원영 출당)을 권유한 것을 놓고 계속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탈당 대상인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 지도부 역시 탈당을 강제할 명분이 없어 당분간 왈가왈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탈당 권유’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낸 송 대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4·7재보궐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인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송 대표는 의혹이 불거진 의원들을 향해 “한두 달 정도의 고통은 우리당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 ‘선당후사’로 수용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과한 처분” vs “옳은 결정”… 의견 갈려

당내 의견도 갈리는 듯한 분위기다. “의혹만으로 탈당을 권유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과 “당 지도부가 옳은 결정을 했다”는 판단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노원구가 지역구인 우원식·김성환 의원은 김한정 의원이 남양주 땅을 구입한 후 지하철 4호선 개통을 서둘렀다는 보도와 관련해 “김 의원의 의정활동이 자신의 땅과 관련한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건 정황과 맞지 않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관련 사업이 김 의원의 땅 구입 시점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승인돼 착공됐다며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의 ‘탈당권유’와 관련된 의견은 내지 않았으나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데 힘을 실어준 것이다.

반면에 이해식 의원은 SNS에 “권익위 조사에 근거해 12명의 의원들을 과감하게 탈당 및 출당 조치를 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당 지도부의 판단에 동의했다. 그는 “‘선당후사’라고 하는 공적 기준이 강력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며 억울한 의원들이 많을수록, 정도가 클수록 그러한 공적 판단과 실천은 더 높이 평가된다”면서도 “당사자 의원님들께는 정말 미안한 말”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혹 대상에 오른 김한정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농지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이날 주장했다.(사진=연합뉴스)


“잉카제국인가” “의원직 사퇴” “차라리 징계하라”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의 반발은 진행형이다. 당지도부를 향한 다소 거친 발언도 눈에 띈다.

김한정 의원은 “야당 압박용 불쏘시개 혹은 희생양 비슷하게 상황이 몰렸다”며 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을 ‘잉카제국’에 비유하며 “국회의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명예와 인권이 있는데 재물 비슷하게(희생시키고) 고육지책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하면 이해할 수 있겠나”라 말했다.

김회재 의원은 권익위의 조사가 부실하다며 “의혹이 사실이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권익위로부터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된 김 의원은 “권익위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아파트 근저당 설정 해지전)조사내용을 기반하여 명의신탁 의혹이라 했다”며 “잠실집을 모르는 사람에게 팔았는데 권익위에서는 ‘집을 판 게 아니다’라고 보고 있어 황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영훈 의원은 당 지도부가 소명기회를 주지 않는 데에 불만을 표시했다. ‘탈당 권유’가 아니라 징계 절차를 받는 게 낫다는 의견도 냈다. 오 의원은 “의혹을 제기했다면 이의신청을 받아주거나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의혹이 있고 국민이 기대하는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정책적, 정무적 판단이 있을 수 있으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부분에는 디테일한 접근이 있었어야 했다”고 항변했다.

“탈당 조치는 주홍글씨”… 반발하는 이유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탈당’과 ‘징계’가 주는 정치적 부담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차후 의혹이 해소돼 복당 된다고 하더라도 지역 유권자에 ‘부동산 비리’가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지역구 관리를 시작하거나 덜된 초·재선 의원이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다선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반발의 강도가 덜하다는 것도 관계있다.

이번 ‘탈당 권유’ 조치가 다음 선거에서 상대진영에 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것도 이유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당지도부가 의혹이 해소된 후 복당을 약속하긴 했으나 권익위 발표만으로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며 “부동산 민심을 다잡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볼 수 있으나 당사자는 반론의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부동산 비리 국회의원’이라는 딱지가 붙는 것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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