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할 필요 없습니다’…자격·경험 있으면 문과 출신도 채용 ‘긍정’

고용부·고용정보원, 758개 대·중견기업 채용 담당자 설문조사
문과 출신도 직무 관련 자격·경험 있으면 채용 ‘긍정’
코로나 학번 일부 기업 채용 부정적…중고신입 ‘오히려 좋아’
  • 등록 2023-03-02 오후 12:00:00

    수정 2023-03-14 오전 9:50:3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이 어학이나 문학, 정치학 등 문과 계열 취업준비생도 직무 관련 자격이나 실무경험이 있다면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일 업종·직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에 대해서도 채용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졌다. 일부 기업은 코로나 학번에 대해서는 협동심 부족 등을 우려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보는 구직자들 모습.(사진=연합뉴스)
문과 출신도 직무 관련 자격·경험 있으면 채용 ‘긍정’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문과 전공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 학번과 중고 신입에 대한 기업의 인식 등 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실제 채용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 담당자에게 직접 묻고 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는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250개와 중견기업 508개 기업의 채용 담당자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다.

먼저 이번 조사 결과에는 문과 출신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담겼다. 문과는 인문계열(어학, 문학, 역사학, 철학 등) 및 사회계열(사회학, 정치학, 법학 등)을 의미하고 경영·경제는 제외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전체 직군에서 문과 출신이라 하더라도 직무 관련 자격이나 실무경험이 있으면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경영지원 직군이 64.1%로 가장 높았다. 문과 전공 자체만으로는 채용에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영업·마케팅 직군이 32.2%로 높았다.

상대적으로 자연계나 공학계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연구개발, 생산기술, 정보기술(IT) 직군에서도, 직무 관련 자격이나 실무경험이 있는 문과 출신자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 담당자들은 문과 전공자의 취업 역량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직무 관련 일경험 기회 확충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기업들은 문과 전공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31.8%), 조직 적응력(22.3%), 보고서 작성 능력(16%) 등을 주로 기대했다. 채용 담당자는 일경험, 인턴 등 직무경험(69.1%)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59.8%)을 문과 전공자가 가장 노력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특히 채용 직무와의 연관성이 높은 일경험(89.1%)과 자격증(82.6%)은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복수·부전공은 영향이 없거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57.3%)는 의견이, 학점은 기준 학점 이상이면 영향이 없다(47.6%)는 의견이 가장 많아 복수·부전공이나 학점 자체가 채용 여부 결정의 절대적 기준으로는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이번 채용인식 조사는 채용 과정에서 직무경험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잘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며 “문과생을 비롯해 청년들이 취업에 대한 막연한 걱정에서 벗어나, 직무경험 쌓기에 초점을 두고 취업 준비를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코로나 학번 일부 기업 채용 부정적…중고신입 ‘오히려 좋아’

이번 조사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시절의 상당 기간을 비대면 강의를 수강한 청년들에 대해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은 인식도 담겼다. 대부분 기업은 코로나 학번 여부가 ‘채용에 영향이 없거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92.4%)고 답변했다.

다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일부 기업(37개)들은 ‘사회적 활동(협업 등)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45.9%),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있어 제한’(32.4%),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전공 전문성 저하’(18.9%) 등을 우려했다.

동종 업계나 동일 직무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후, 우리 기업에 지원한 구직자에 대한 채용담당자의 인식도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 응답한 기업(758개)의 다수(520개)가 지원자의 중고신입 여부를 파악(68.6%)하고 있었다.

중고신입 여부가 ‘채용에 영향이 없거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51.3%)과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45.6%)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부정적 영향(3.1%)보다는 긍정적 영향(45.6%)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고신입이 즉시 업무에 투입되어 성과를 도출할 수 있고, 적응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했다.

채용담당자들은 ‘중고신입이라는 이유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이전 회사와 지원하려는 회사와의 업무 연관성’과 ‘납득할 수 있는 퇴사 사유’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다양한 직업정보 전달 매체가 늘어나고, 최근 대규모 정기 공채보다는 기업의 인력 수급 상황에 따른 수시채용이 확대되면서, 구직자 입장에서는 수시채용 정보를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취업포털 사이트(86.4%)나 기업 공식 홈페이지(40.0%)를 주로 활용하고, 워크넷(24.4%)이나 대학취업지원센터(20.7%)를 이용하는 곳도 다수 였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많은 청년들이 채용과정을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며 “이번 조사가 청년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고, 보다 투명한 채용문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주제로 인식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기업들은 지원자의 전공보다는 직무 관련 경험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와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 청년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지원하고, 청년이 원하는 일경험 기회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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